살며 사랑하며

별 이야기 듣느라..

eunbee~ 2018. 10. 22. 12:01

 

지난 봄, 마라케시에서 파리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우리의 여객기는 대서양을 왼편에 두고, 포르투갈의 상공을 거쳐 날아 오니

길게 길게 이어지며 시시각각 빛을 달리하던 황혼의 몽환에

두 시간 반쯤을 빼앗겼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다시 읽는다.

어느 방송에서 방영한 '우주 행성'이란 다큐를 보며

토성의 품으로 안겨든 '카시니'가 슬퍼서 울었던 다음날부터다.

'쥬노'도 고맙고... 그의 신세도 애닲고..

그러면서

인간으로 태어난 한 점 띠끌인 내가, 얼마나 근사하고 귀하고 위대하단 생각이 드는지..ㅎㅎ

 

 

폰을 들고 산책을 나가면 개울가든 나무아래든 앉아 뒤적이는 것도

별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어린왕자의 소행성이 아닌 NASA의 눈으로 보고 있는 별...

 

다큐 제작의 제왕 BBC에게도 감사하며...ㅎ

 

 

큰딸과 함께 바라본 저 사진 속의 별은 목성일까?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 가장 쉽게 눈에 뜨이는 별을 나는 늘 목성이라며 바라보고 있다.

주피터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주노는 지금쯤 어디 있을까.

차라리 카시니(토성탐사선)처럼 궁금해서 곁을 맴돌며 살피던 별의 품에 안기기나 하지.

내 짧디짧은 목숨으로는 쥬노,그녀의 안부를 다시 들을 수는 없는 일.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인간이 멸망하지 않고 오래오래 살아남아

이 우주의 궁금한 것을 다 밝혀내게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할 때

어이하여 나는 또 눈시울을 붉혔는지.

 

 

 

 

 

 

 

 

 

지난 여름 어느날 작은딸이 내게 물었다.

"엄마는 다시 태어나서 다시 산다면 뭐가 가장 하고 싶어?

무얼 하며 살고 싶어? 꼭 한가지만 다시 하라면..."

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기자가 되어 온 세상을 다니며 살피고 찍고 쓰고..하겠다 했다.ㅎ

나사에 가서 별을 올려다 보고도 싶지만 그건 내 머리로는 안될 것 같다.ㅋ

그리고 별만 바라보기엔 이 아름다운 푸른별의 자연의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강하게 나를 유혹하고 매혹시킨다.

 

 

 

 

 

 

 

그리고 또 얘기하고 싶은 거,

<알쓸신잡>이라는 좋은 프로그램을 어찌나 알뜰히도 사랑하며 보는지...ㅎ

한 때 나를 잠재워 주던 남자 김영하 작가는 왜 그리도 볼 수록 멋진거야.

말소리, 목소리, 넓고 깊은 지식.. 말을 잘 한다는 건 내용이 첫째 중요하겠지만,

목소리의 톤이나 적시 안타로 좌중을 즐겁게 하는 재치..그는 모두 가졌다.

팟캐스트로 책 읽어주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고는 하던 때가 있었다.

 

'알쓸신잡'에 함께 출연하는 김상욱 교수의

연재글을 찾아 읽는 재미도 대단한 즐거움이다.

 

경향신문 문화면 연재물,

 [김상욱.유지원의 뉴턴의 아틀리에]

 

2주에 한 꼭지씩 올리나본데, 그 중 5회 글

< 물리의 시, 시의 물리 >는 지난주 알쓸신잡 방영 후 읽게 되었다.

F= ma... 이 수식은 '우주의 시'라고 말하는 물리학자 김상욱의 모든 글도 좋고

티비에서 비추는 그분의 수줍음과 소심함 그리고 세심하고 차분한 성격도 참 좋게 느껴져

보는 내가 즐겁다.

 

"물리(物理)는 시(詩)다.

사물의 이치는 때로는 단 한 줄의 수식(數式)이나 한마디 문장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로  시작되는 매우 아름다운 글이다.

이분은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글들이 참 좋다.

 

함께 같은 페이지를 채우는 유지원씨는 타이포그래퍼인데

그분의 글도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
관심있으신 분에게 권하고 싶어 첨언해 둔다.^^

 

검색창에

[김상욱.유지원의 뉴턴의 아틀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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