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바다 --- 詩 염명순

eunbee~ 2013. 5. 30. 21:53



사진 - 그리스 산토리니 항구에서.




바다


                                                                                                       염 명 순



밤에는 지중해에서 소금기 섞인 바람이 불어왔다 뚤루즈의 빛 바랜 붉은 벽돌집마다 

산수유나무는 열매 대신 소라등을 환히 밝히고 파도소리에 귀 기울이다 잠을 설치곤 

했다. 냄새만으로 다가오는 바다. 때로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 이들이 냄새 속에 살아

오기도 했다 김치 냄새, 마늘 냄새, 장아찌 냄새, 찌든 냄새, 떨어져 오래 산 사람만이 

맡을 수 있는 그리운 냄새들이 밤마다 바다에서 실려왔다 우리가 잠든 도시의 창을 

열고 불 밝힌 다른 집 창을 찾을 때 먼 바다는 한 소쿠리의 비린내로 안겨오고 밤새 

머리카락 사이로 파도치며 넘실대다 아침이면 하얗게 살비늘로 떨어져 내리곤 했다





(시인 염명순 님은 프랑스 남부에 있는 뚤루즈에서 

 뚤루즈2대학 미술사학과 대학원 졸업,

 파리1대학에서 미술사학과 박사과정 마침)






***




지난 토요일부터 파리 북서쪽 블로뉴숲 근처에 있는 롤랑 가로스 테니스 경기장에서는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가 열렸답니다. 5월 21일부터 6월 9일까지의 경기는 프랑스 공영방송 채널2에서

매일 오후에 중계되고 있습니다.

나는 일요일부터 매일 오후 시간은 테니스 중계를 보느라 열심~열심~ㅎㅎㅎ

여러분들은 티브이 중계가 가능치 않다면, 

http://www.rolandgarros.com/en_FR/ 이곳에 가셔서 즐겁게 관전하실 수 있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내가 좋아하는 페더러(세계 랭킹 2위) 선수의 경기가 있었고,

프랑스 선수와 리투아니아 선수의 연속되는 타이블랙 경기로 3시간 12분의 접전 후에

프랑스 선수의 승리로 마치는 게임을 봤지요.



*월요일에는 

세계 랭킹 3위인 나달의 경기였는데

독일 선수와 2시간 54분의 경기, 관중석이 꽉 채워졌더군요.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가엘 몽피스 선수는 체코 선수를 맞아 1세트를 무려 1시간에 걸쳐

애쓰는 경기도 봤다우. 타이블랙에서 8 대 10으로 첫세트를 몽피스가 가져온 것까지 중계하고

그 다음은 다른 방송.ㅋㅋ 경기 중계가 이리 저리 마구 뛰어다녀요. 

경기초반이니 그리 중요치도 않고 치뤄지는 게임이 많으니 바쁘거든요.ㅎㅎ



*화요일엔 

세계랭킹 1위인 죠코비치(세르비아 선수)의 게임을 보여주다 말았어요.ㅠㅠ

죠코비치는 그의 레코드에 맞게 절묘한 드롭샷이나 다이랙트로 휘감아 내리꽂는 강한 스메싱을 구사했음에도

1세트를 타이블랙까지 몰고 가게 되더군요,상대선수는 벨기에  선수였고, 중계는 다시 다른 장면으로...

지금 경기 초반이기 때문에 프랑스 티브이에서는 자국 선수들 게임을 주로 중점 중계하기 때문에

죠코비치든 페더러든 나달이든... 관계치 않고 경기 장면을 옮깁니다.ㅠㅠ



*수요일, 

바로 어제는 내가 귀여워하는 몽피스의 두 번째 경기가 있었지요.

몽피스의 경기는 참으로 재미있어요.

공을 받기가 멀면 라켓을 던져서라도 받으려고 애쓰기도 하고

미끄러지고 뒹굴고...그러다가 벤치에 앉아있는 동안엔  관중석을 폰으로 촬영하기도 하고

상대 선수가 자기 밴치앞을 지나갈 때는 그 선수를 빤히 올려다 보며 생글생글 웃어 주기도 해요.

몽피스, 참으로 유쾌하고 사랑스런 선수입니다. 나는 몇년 전 그의 게임을 포스팅한 일 있어요. 이 카테고리에..ㅎㅎ

어제 몽피스랑 경기를 벌인 상대선수는 굴비스예요. 그래서 나는 '몽필이 대 굴비'의 경기라고 했어요. 혼자서 웃으면서... 

혼자도 잘 놀아요.



프랑스 선수 '베네토'라는 선수는 힘든 경기를 치르고는 흐느껴 울었다우. 

남자가 흐느껴 우는 모습, 가슴이 찡 하던 걸요.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고 울음을 참느라 애쓰더라고요.

그는 경기 중에 스스로에게 염력을 넣고 응원을 하느라, 포효하고 활개치고 주먹쥐고... 그 모습이 참으로 안쓰럽기도하고

고맙기도 했어요. 자신에게 그리도 힘찬 응원을 보내며 끝내는 경기에서 승리하는 그의 모습이 나는 고맙더라구요.

베네토 선수는 3시간 59분의 혈전을 벌였지요.




오늘은 비가 주룩주룩 와요. 오다가 말다가...

경기는 있는지 없는지, 티비를 켜보지도 않았네요.

이제 티브이 앞으로 가봐야 겠어요. 아마도 경기가 없을 것 같아요.


이렇게 롤랑 가로스 소식을 대강 올려 드립니다.

롤랑 가로스 경기가 있는 다음 주까지의 나날들은 테니스 관전으로 

다른 일에 소홀하게 되겠죠?  하하핫




2013. 5. 30

오늘의 일기는 이렇게 써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