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낯선 곳에서 - 詩 염명순

eunbee~ 2013. 5. 25. 00:09



사진 - 그리스 피레Piree에서, 2013. 5. 2




낯선 곳에서


                            염 명 순



낯선 곳에서 하룻밤

가숙의 성긴 잠 속으로

별빛은 쏟아져 베갯잇에

잔잔한 꽃무늬를 수놓는다

그 꽃길을 따라가면 어린 시절

강둑으로 지나가던 흰 상여

상두 소리 구슬픈 긴 강이 흐르고

괜스레 눈시울 적시며 가만히 손을 펴서 바라보던

손바닥의 손금들 이리저리 얽힌

가늘고 여린 선들 따라

하늘에 그려진 별자리 따라

나 오늘 여기까지 왔으나

지도를 보며 찾았어도 끝내 찾지 못한

추억의 성(城)이여

문 굳게 걸어잠그고 보이지 않는 전생의 마을인 듯

낯선 곳에서 나는 길을 묻고

내 운명의 별자리 위에

고단한 몸 누이고

잠시,

반짝이다 가리라




은비아빠가 그린 '자화상'.  그 아래 은비가 빚은 '아빠'



오늘 저녁에 은비아빠가 주말 휴가를 온다고 한다.

떠나는 뒷모습 보며 서글퍼 했는데 빨리 볼 수 있다니 내맘이 좋구나.


우리 모두 인생길 위에 서 있는 나그네들

무슨 인연으로 서로 만나

살뜰한 사랑 나누는지.


우리 여행 보내두고

깔끔깔끔 반들반들 닦아두고 간 것 처럼

나도 사위가 온다니 청소나 한바탕 해야겠다.ㅋㅋ


이번주 내도록 날씨가 을씨년스럽다.

5월이라고 난방도 들어오지 않으니, 더욱 옹크리게 되네. 에잇참

뭔 날씨가 이랬다저랬다, 종잡을 수가 없으니.

세탁해서 잘 넣어둔 스웨터와 가디건을 다시 꺼냈다.


엇그제는 시인 염명순 님 아드님의 첼로 연주회엘 다녀왔다.

와우~ 얼마나 감탄스러운 연주인지...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흐믓하고..

인터넷 사정이 허락하면 연주 모습 동영상으로 담아온 것

올리고 싶었으나 여의치가 못해 서운하다.ㅠ


우리 모두 타국에서 열심히 살고 있음에 

감사한다. 감사한다. 

감사해서 자꾸만 기도하게 된다.



2013. 5. 24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