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물푸레나무가 때죽나무에게 -- 詩 염명순

eunbee~ 2013. 6. 4. 19:15



일요일 쏘공원에서 은비랑 이모랑...




물푸레나무가 때죽나무에게


                                                             염 명 순


이곳엔 슬픔만 울창하여 내가 너에게 자리를 물려주나니

우리 떠난 자리에 강한 산성비는 다시 내려도 너는

자라리 않는 사랑의 낮은 키로 척박한 땅에 뿌리내릴 것이라

향긋한 숲의 향기를 이끌고 떠날 곳을 찾지 못한 마음만

자꾸 산 중턱에 감기고 다시 비가 오면 메마를 뿌리

거두지 못한 채 산성의 슬픔은 진달래 철쭉의 붉은 위험신호로

깜박이는데 섬뜩한 예감의 핵우산을 쓰고 잿빛 하늘을 나는

아이들의 꿈은 아황산가스로 덮인다

밤마다 벌목꾼의 시퍼런 도끼날 아래에서 베어넘겨지던 창창한 꿈과

수액의 아픔이 온 산을 울리던 시절에도

나뭇잎이 받쳐드는 햇살만큼은 싱그러웠던 아름드리 나무의 숲

전설처럼 전해질 때 낮게 포복하며

황폐한 산자락을 움켜쥔 덤불의 산야에서 너 또한

어느 시름겨운 잡초에게 이 산을 넘겨주리니

이곳에 근심이 깊어 푸르지 못한 사랑도 쉽게 시어버리누나




위의 사진이 디카에서 나온 원색이고, 이사진은 사진올리기에서 필름 2인가 3인가하는 것을 적용해봤더니 이렇게...ㅎㅎ



오늘 

파리는 아침 여덟시 현재 기온이 11도였으나 은비네는 춥다고 창문을 꽁꽁 닫아두네요.

여덟시 20분 전, 은비가 막 등교를 하려는데 은비모친 폰이 울렸다우.

'첫시간 수업 담당교사가 결근이니 9시까지 등교시키세요.'라고.ㅎㅎㅎ

이 학교 참으로 웃기지요?

툭하면 결강, 툭하면 뭔 휴일.


어제 오후에도 은비가 1시 30분 경에 집으로 왔어요.

수업 마치는 시각이 5시 30분이어야 하거든요.

또 뭔 일로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 보낸 것이지요.

'이나라, 머잖아 망할 거야.'  이 말은 은비모친이 자주 입 밖으로 내뱉는 말이에요.ㅋㅋㅋ


오늘낮 최고 기온은 21도라는데

롤랑가로스 테니스 경기 관전하기엔 딱 좋은 기온이네요.

어제부터는 16강 경기로 진입해서, 테니스 스타들의 면면을 볼 수 있답니다.

관중석에는 레오나르도 디 카프리오 인가 하는 유명배우도 모자 눌러쓰고 앉아있었어요.


어제는 나달의 생일이었나 봐요, 마침 그는 16강 경기를 승리로 마쳤고

롤랑가로스 측에서는 대형 모형케익을 준비해서 팡파르와 함께 생일축하노래도 울려주고

관중들은 함께 노래하며 환호하고... 보기 좋더라고요.


파리 철도회사 파업으로 은비네서 파리시내로  나가는 메트로가 일부 운행이 되지 않는 어제 오늘,

집에서 롤랑 가로스를 보고, 팍크 드 쏘를 산책하며, 바람 살랑대는 아직은 봄!!인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름으로 진입하여 에어컨을 사용해야 한다는 한국의 가족, 블친 여러분.

건강하게 더위 물리치시며 6월을 즐기세요. 미끈 유월이라는데, 금세 또 유월도 지나갈테죠?




어제, 나달의 생일 축하 케익과 경기 중의 나달의 모습. 그는 항상 매 같은 표정이얌.ㅎ




어제, 가장 긴 경기 무려 4시간 16분. 와우~~

사진 속의 선수는 패자 스위스 선수, 

프랑스 선수가 승리를 하자 관중석의 '홈그라운드의 환호성'은

나를 슬프게 했다우. 경기에 패한 선수는 대퇴부 부분에 문제가 생겨서 경기중에 여러번 맛사지도 받아야했고

허벅지에 테이핑도 하며... 너무나도 힘들게 경기를 했거든요.ㅠㅠ 스코어 보세요. 

다리가 불편한 그가 얼마나 애를 쓰고도 패했나..



2013. 6. 4. 파리에서 보내는 편지 끝.^*^






'살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 심심해?  (0) 2013.08.08
바나나, 체리..들은 나를 슬프게 해  (0) 2013.06.18
바다 --- 詩 염명순  (0) 2013.05.30
낯선 곳에서 - 詩 염명순  (0) 2013.05.25
낑깡 酒, 마리 앙트와네뜨 茶  (0) 201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