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가곡 '명태'를 듣다가

eunbee~ 2012. 6. 12. 01:45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 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고 춤추며 밀려 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
에지푸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 늦게 시를 쓰다가 쐬주를 마실 때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짜악 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은 남아 있으리라
명태, 명태라고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

   詩 -- 양명문  [명태]

 

 

                                                             저녁놀 잠긴 탄천

 

 

오현명 님의 노래보다 전준환 님의 노래로 듣는 것이 백배는 맛이 난다.

이노랠 들으며

나는

하고 싶은 게 생겨났다.

마음맞는 벗과 함께

그믐달 떠오르도록

창호지문에 그림자 남기며

주거니 받거니 쐬주잔을 기우려보는 일.

 

세상 이야기를 참 많이 알고 있는 벗과 함께라면

더 좋으리라.

 

 

 

어제밤 자정을 넘긴 시각엔 맹렬한 소낙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서너 차례 거듭하더니

오늘 저녁에도 비는 살짝 뿌려졌다.

비온 뒤 번져오는 흙냄새가 싱그럽다.

요즘은 밤꽃향기도 밤바람타고 소올솔 실려오니

한 잔이면 넘치는 쐬주 노래도 불러보나 보다.

 

꽃향기를 한껏 맡으려고 창문을 밤새 열어놓는다.

 

 

2012. 6. 11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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