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아기가 자라서...

eunbee~ 2012. 5. 10. 07:55

20여년 전에 같은 학교에서 만난 동료와 나는 동기간처럼 지내지요.

때로는 후견인처럼, 때로는 보호자처럼, 여행동무며 도반으로...명실공히 인생길의 도반입니다.

그녀의 두 살이던 아기가 자라서 첫직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내로라하는 굴지의 대기업 타이틀의 직장을...

축하하러 근처의 레스토랑을 찾았는데, 요즘 우리나라의 인테리어 트렌드가 프로방스 스타일인가 봐요.

우리나라에서의 프로방스스타일~ㅋ. 예쁜 집이었습니다.^^

 

 

 

 

 

갓두살을 넘겼을 때의 아기를 만났는데...

그 아기가 자라서 이렇게 성숙한 숙녀로...

세월~ 무섭게 빠릅니다.

 

엄마 품안에 안겼던 모습이나, 엄마랑 머리맞대로 V를 그려내는 모습이나

내게는 똑같은 아기인데, 어느새 세상 물결에 합류하다니...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네요. 에혀~ '행복끝, 고생시작'이란다.

 

 

시간들은 무심히도... 그리고 정확히도 흐르네요.

서정주의 동백꽃이 눈물처럼 눕고

소월의 진달래가 산그늘 속으로 사라지더니

이제 영랑의 모란이 지고 있습니다.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릴' 틈도 없이... 너무도 무상합니다그려~

 

 

어제 오후에 등나무 아래에 앉아 보았다우.

향기도 좋고, 작년봄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집에서 만난 등나무 보라꽃이 생각 나서요.

나는 등나무 보라꽃도 좋아해요. 보라빛 꽃들은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어요.

 

 

해저문 동네도 한바퀴 돌았지요.

우리네 살림은 저 불빛처럼 너무 휘황합니다. 조명의 나라 프랑스는 밤이 컴컴하지요.ㅋ

 

 

 

센느를 생각했어요. 센느가 그립더군요.

내사랑 센느같네~하면서 한참을 개여울 야경에 잠겼다 왔습니다.

 

우리동네 개여울은 센느강의 밤불빛 못잖게 찬란합니다.

어제는 이런저런 나들이와 산책으로 읽던 책을 던져둔 날이었지요.

.

.

 

다시 아침.

이름모를 새가 우짖습니다.

오늘도 찬란한 태양이 떠올랐습니다.

하루가 모여 인생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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