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가는 길은 멀까?

eunbee~ 2012. 2. 5. 22:17

 

 

연일 영하 7-8도를 오르내리는 파리의 겨울 기온이 마침내 최저 영하 9도까지 내려갔어요.

 53년만의 추위라며 이곳 사람들 엄살이 대단합니다.

Parc de Sceaux 엔 분수들도 꺄날도 얼었어요. 얼음구경나온 사람들도 있나 봐요.

이렇게 꺄날이 얼어버리는 겨울은 드물다지요.

 

 

공사중인 샤토 위로 낮달이 차갑습니다.

분수에서 뿜어져 흩어진 물방울이 잔디위에 얼음으로 내려앉아 마치 눈 온 날 같아요.

 

 

이런것들을 보면서 오랜만에 쏘를 산책했습니다.

아침에 은비랑 모두 앉아 나눈 이야기를 반추하면서...

 

은비의 '집에서 메트로까지 갈 때는 멀게 느껴지는데 돌아올 때는 가까운 것 같아.'라는 말로 시작된 우리들 수다는,

'모르는 길을 갈 때는 먼 것 같은데 돌아올 때는 아는 길이 되어서 가깝게 생각되는 거야.'

'갈 때는 기대감이 있기에 멀게 느껴지고 올 때는 마음이 한가로워졌으니 가까운 것 같은 거야.'

'아니야 이미 아는 길은 갈 때나 돌아올 때나 마찬가지로 느껴져.'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오랜만에 나의 아쉬람에 가서 나무 벤치에 앉았습니다.

벤치에는 Billy와 Joel이란 이름이 새겨져있네요. 빌리와 죠엘은 연인이겠죠?

나만의 아쉬람은 연인들에게 사랑의 장소로도 추억되나 봅니다.

(빌리 죠엘은 가수~잖아~)

 

 

가는 길은 멀고 돌아오는 길은 가깝다?

그렇다면 우리네 인생길은 향해서 가는 길 일까요, 돌아가는 길(죽음)로 가는, 오는 길 일까요.

가는 길이, 마냥 돌아가는 길로 오고 있는 걸까요.

그래서... 먼 길 일까요, 짧게 느껴지는 길 일까요.

.

.

이런저런 생각은 끝간 데 없고 있지도 않은 허망스런 답이 낮달처럼 하얗게 웃습니다.

오랜만의 산책과 오랜만의 아쉬람에서의 공상이 이렇게 마냥 뒤숭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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