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곱고, 하늘 푸르른 날,
가을 냄새 묻어 오는 바람이 살랑살랑 손짓하기에
옛 정취 흠씬 풍겨오는 전주엘 갔다우.^^
봉숭아 흐드러지게 피워둔 정겨운 마당엔
가을 햇살 마음껏 드리워져 눈부셨지요.
듬성듬성 나무 울타리는 살그머니 기어오르는 호박넝쿨에게 참으로 너그러웠더랍니다.
그 모습들이 어찌 그리 다정해 보이던지...나그네는 스을쩍 그 누구의 어깨 위에라도 손 올려 두고 싶었다우.
우리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이처럼 곁하고 살아가면 좋으련만...
박넝쿨인줄 알고 깜빡 넘어 갔었지요.
그러나??? 저 운치있게 담장을 타고 넘는 것은 하얀 박꽃을 피워올릴 것이 아니라
노란 수세미꽃을 피우고 서 있더이다. 조금 실망하고 조금 서운했어요. 박꽃 피는 달밤이 아쉬웠거든요.ㅠㅠ
시절은 8월 초나흘이던데....
꽈리는 늘 고향집 마당 한가득 피어나던 꽃들과
꽃밭을 잘 가꾸던 언니를 그립게 합니다. 전주 한옥마을에는 꽈리도 많아요.
먼 뎃 하늘로 날려 보내는 풍경의 빈울음은
허허로운 나그네 마음을 더욱 텅 비워내네요. 하늘과 땅사이가 먼 것처럼 그리운 사람과 나 사이도 너무 멉니다그려.
골목길은 세상 어느곳에서 만난다해도
궁금하고... 외롭습니다.
페루의 작은마을 골목길도.. 내나라 전주의 골목길도...매한가지네요.
오목대에서 내려다 본 한옥마을은 평화로운 아름다움이 깃들어있었습니다.
이 풍경을 간직하고, 나그네에게 만날 수 있게 해준 이들에게 감사를...
우리 것이 너무도 귀한 세월이니까...ㅠ
벽화 속 달마가 저자거리 어슬렁거리는 나그네에게 일갈 할 것 같습니다. 하핫
윙~ 귓가를 울리는 햇볕 소리가 맴도는 고가의 이른가을 한나절이 권태롭습니다.
두 남정네...두 아낙네... 다정스럽당~^^
(얄궂게도 지금 포스팅하는 실시간,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가 들려오네요 ㅠ~ 효과음 제대로 입니다.ㅋㅋ
그러하오니....아래 그림부터는 그냥 보세요.^*^ 제가요~. 쓸쓸해졌어욤~)
전주 한옥마을 언저리 구경
함께 했어욤~
고맙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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