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소나기 속을 걸었어요.

eunbee~ 2011. 8. 3. 10:05

 

 

104년만의 폭우가 서울을 강타하던날, 창밖에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다가

우산 쓰고 물구경 나갔어요. 이곳저곳 비피해로 난리인데 비구경 물구경이라니...ㅠ

 

 

도시홍수(Urban Flooding)에 모두들 놀란 시민들은 서울을 '水울'이라 한다지요.

한국형 스콜이 자주 내릴 전망이라니 수해방지대책에 총력을 쏟을 때입니다.

비는 말고... 아열대 과일이나 주렁주렁 열리지. ㅎ~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는 난타공연장의 북소리 도마소리보다 더 난리입니다.

물동이로 쏟아붓는 듯한 물줄기가 우울한 마음에 카타르시스 작용을 하니, 속이 시원합니다.

서울시민에게 몰매맞을 발칙한 느낌이지만, 장대비맞고 걷는 내마음이 그랬답니다.

 

서울의 하천들은 물줄기가 반듯반듯해졌고, 산책로가 깔끔하게 정비되어 폭신한 감촉의 아스팔트?로

포장되었으며, 하천변으로 내려가는 나무계단 또한 돈 많이 쏟아부은 티가 넘쳤습니다.

아, 아~ 대한민국! 신흥부자나라 같습니다.ㅋ

삽질 전공 대통령에 삽질 즐기는 시장의 철학이 잘 반영되었네요.

 

 

도심의 포도위에서 난무하는 빗방울이 시선을 잡아 둡니다.

우산을 접고 커피 한 잔 가져다가 앞에 두고 앉습니다.

파리의 노천카페에서 마시는 에스프레소보다 열 배는 맛난 커피입니다.

 

 

다음날엔 꿈의 숲으로 산책을 나갔지요. 도로에 차올랐을 빗물이 걱정되어 막내올케님과 승용차를 두고

예닐곱 정거장의 거리를 버스로 갔어요. 탁월한 선택이었다우.

 

 

이런 저런 문화공간이 있고, 멋진 레스토랑이 있는 도심의 공원은

부근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크게 작용되겠지요.

 

 

정성이 깃든 것으로 비교하자면 파리보다 훨씬 우위입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자연친화적 조성이냐, 인위친화적? 조성이냐가 조금은....ㅠ

뭐, 그러함에도 좋습니다. 밤에는 문을 걸어 잠그는 파리의 공원들보다 한밤중까지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고요.ㅋ

어딜 봐도 깨끗깨끗 깔끔깔끔함은 세계대회에 나가도 단연 우승!!입니다.

 

한파와 폭서가 있고 긴긴 장마철이 있는 기후조건 속에서

푸르고 푸른 잔디를 가꾸고 보존하기란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이던가요.

그러함에도 이런 푸르름을 생활속에 넣고 산다는 현실이 '좋아졌네, 좋아졌어'입니다.

 

 

후두둑거리는 비를 피해 실내로 들어서면, 싸~한 찬공기가 피부에 와닿는 에어컨의 세례.

 

 

쾌적하고 편리한 시설들이 마음을 가볍게 합니다. 리프트를 타고 전망대로 오릅니다.

두서너 사람이 타도 안내원이 동승하고 안전한 탑승을 도우며 안내를 하네요.

직원들의 친절은 넘쳐흐르고....

아~아~ 대한민국!! 편하고 편리하고 잘사는 우리나라!!

꼬진 프랑스에서 살다오니, 눈이 휘둥그레~ 여기도 반짝 저기도 반짝반짝.ㅋㅋ

하드웨어만 이렇게 비교하고 있슴돠~ 눼~

 

 

전망대에서 거대도시 서울을 봅니다.

 

 

 

전망대에서도 이렇게 친절해요. 발자국위에 서서 보면 저런 장소들을 조망할 수 있다네요.ㅋㅋ

4차원 디자인의 철망의자도 있고... 촌스런 나는 어느 예술가의 조형물인줄 알았다는..ㅋ

 

 

 밖에서 바라본 전망대 되시겠습니다. 3D로 돌출한 멋진 건축물.ㅎ~

 

 

레스토랑도 서너군데가 있던데...이곳은 메이린이라는 중국음식 레스토랑.

 

 

 

 

매생이 누룽지탕이라네요.

미끈거리는 식감과 고소하고 쫄깃한 누룽지맛이 놀라웠어욤. 큼지막하게 썬 송이버섯,

뎅글뎅글 알찬 홍합이며 갑오징어의 두툼한 흰살이 푸른 매생이숲에서 반짝이니 눈에도 신기했고요.

미끌거리는 식감이 조금은 낯설었지만 매우 매력있고 맛 또한 대단했다우.

 

 

막내올케님은 중국냉면을 주문했는데...에잉~ 실패였죠. 맛이~

보기좋은 떡이 먹기 좋은 것만은 아니더군요.ㅋㅋ

공짜 커피를 종이컵에 들고, 여기저기 지붕정원(옥상정원)을 산책하다가 진짜 커피숍으로 들어갔어요.

 

 

올케님이 나를 위해 에스프레소를....

무드있는 올케님은 커피 홀짝이며 창 밖의 푸르고 푸른 언덕너머를 감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펴고...

에스프레소를 원샷으로 날리는 나는??? 에구구~

 

그리고... 천정위를 봤더니,

 

별들이 반짝반짝~

푸른별 붉은별...하*얀*별...

내방 천정에도 이런 장치해야겠는데, 누구에게 부탁하면 이런것 해주나요?

조명가게? 전문 인테리어점? 아니면 잡테리어에게??? ㅋㅋ

 

 

'산너머 저쪽 좀 더 먼 곳

행복 있다고 말들 하기에

나도 남따라 찾아 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왔습네.'

 

비 내리는 언덕을 바라보며, 왜 이 시를 생각해 냈을까나~

 

***

 

안나님, 나타샤님, 노루님, 헬렌님, 레아님, 청이님,

anityam님, mstiger님, 편지님, 루스모스님, 제이미님~

멀리 타국에 계시는 블로그 친구님들~

 

은비메메가 내나라에 돌아와 서울의 한귀퉁이를

비를 철철철철~맞으며 보고 담은 사진이에요.하핫

더 많은 것들을 담아 올리겠습니다.

타국 이역만리에서 늘 건강하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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