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산머루茶 진홍빛같은

eunbee~ 2011. 8. 9. 08:17

 

 

오래묵은 친구랑

빗속을 걸어 비탈길을 오른다.

 

 

돌계단 저만치 꼭대기에서 운무 드리운 절집이

안개비 서린 마음을 내려다 보고 있다.

 

오를까...말까...

심지잃은 중생은 늘 망설인다.

 

 

'부처님~ 이젠 내려놓고 싶습니다. 아직도 냇물을 다 건너지 못한 건가요?'

바스스 소리나는 무릎 꿇고 절을 올린다.

 

 

 

 

 

산계곡 따라 피어오르는 안개비 바라보며

산머루茶 진홍빛 닮은 삶의 한자락을 달래고,

 

잔을 비우듯

마음도 비우고 싶어한다.

.

.

.

그랬으면 좋겠다.

 

 

오래묵은 내친구랑

빗속을 걸어 산을 내려 온다.

.

.

 

이렇게 내려가는 길은

비우고 걸어야 하거늘....

 

'부처님~ 오늘은 그냥 오늘일까요.

내일을 있게하는 씨앗일까요.

시간들은 이어져 가는 걸까요. 지금은 지금일 뿐일까요'

 

 

 

 

'길 위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주 한옥 언저리 구경  (0) 2011.09.06
여행...이렇게 하고 싶어요.  (0) 2011.08.26
소나기 속을 걸었어요.  (0) 2011.08.03
길위에서 만나는 바다  (0) 2010.06.30
남쪽바다  (0) 2010.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