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숲

꽃 편지 2

eunbee~ 2008. 4. 27. 22:48

 

우리집 앞뜰엔 라이락 철쭉 조팝나무꽃들이

강바람에 살랑대며 화안하게 웃고 있단다.

꽃그늘 아래서, 숯불 고기 구워 먹고 싶당~~

은희야, 너도 그렇지?

여기 함께 있었으면 그렇게 했을텐데~~슬프당!!!

 

 

봄 나들이 나선 사람들의 행렬이 다리 위에 가득 서 있구나.

엄마가 저 다리를 건너 차를 몰고, 며느님 보러 올 때면

며느님은 창문밖으로 손을 내밀고 흔들어 주었었지.

오늘은 엄마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차량 행렬들을 향해 손 흔들어 주었단다.

 

 

뜰에  나서면, 라일락  향기에 취할 듯하고

 

 

집안으로 들어 오면, 자스민 향기에 취해 버려

눈이 저절로 스르르 감긴다.

오늘은 온 종일  꽃향기에 취해서 머리가 어질어질 하네.ㅋㅋ

자스민 꽃송이가 여덟 송이로 늘어 나더니, 온 집안이 향기로 넘실대는구먼.

며느님에게 보내 주고 싶은 이 향기~~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번 해 보렴.

꽃내음이 그곳까지 날아 갔지? *^&^*

 

                                       보라빛 꽃송이가 일주일 새에 하얗게 변했다.

 

향기가 넋인 것을

이제서야 알았구나.

보라빛 넋은 향기로 하늘에 가 닿고

넋나간 꽃송이는 하얀 소복으로 갈아 입었다.

 

                                                       5월 9일의 자스민

 

며느님의 자스민을 다시 담았다. 예순 송이가 넘는 꽃을 피워내며 이렇게 향기를 쏟아낸다.

꽃잎이 지기 시작했다. 낙화인들 꽃이 아니랴 싶어 주워 모아 두었다.

내며느님이 보고 싶어, 매일매일 이 꽃항아리를 눈으로 마음으로 어루만지며 지낸다.

앞으로 한동안 향기를 피워 올리고 미소를 보내 줄 이 꽃과, 초록이 넘쳐날 오월을 보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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