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3

아들과 나들이

아들은 나들이 나설 때 서프라이즈를 즐기더니 이번엔 행선지를 소상히 밝히고 집을 나선다. 화성시 남양성모성지성당 순례 후 대부도 - 선재도 - 영흥도를 휘돌아 오잔다. 약간의 간식거리랑 커피를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구름 예쁘고 바람 살랑이는 초가을, 엄마는 행복한 마음 가득~ 엊그제의 그 무섭던 더위는 어디로 갔을까. 가버린 건 죄다 전생 같다. 까마득하게 느껴지니... 집 나선지 두 시간도 채안지났는데 벌써 남양 성모성지 대성당 주차장. 정문은 잠겼고 한창 공사 중인 모습이 먼저 보인다. 옆으로 들어가 소로를 따라가니 성인들과 소나무와 돌의자가 잘 어우러져 아름답고 정결한 분위기의 공간이 정답다. 완만한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면 '묵주기도의 길'이 시작되고 펼쳐지는 모든 풍경이 정결한 아름다움으로 눈부..

일상 2024.09.26

오래된 영화티켓

큰딸이 카톡으로 귀한(?) 사진 두 장을 보내왔다. 2009년 어느 날 내가 책갈피에 꽂아 두었을, 영화관람 티켓 앞뒷면을 찍어보내며 '엄마가 내게 읽으라 준 조윤범의 클래식 음악에 관한 책에 이런 티켓이 '책갈피'로 꽂혀있네. 뒷면엔 엄마 글씨로 메모도 있고.' 이 티켓을 살펴보며 내 일상 속 르네상스 시절을 회상하는 계기가 되니, 새삼 큰애의 살가움이 고맙다. 80년대 후반부터 학교 동료들과, 친구들과, 막내올케와, 딸과 그리고 혼자서, 부지런히 도 다니던 공연장, 영화관, 미술관... 사진 속 티켓은 아마도 막내올케랑 함께 감상한 것일 듯. 梨大 안에 있는 독립영화관 '모모'인걸 보니... 나랑 그녀가 그곳 영화관엘 몇 행보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의 단골 영화관은 광화문에 있는 '시네큐브'였지. H..

영화읽기 2024.09.20

지난 여름, 늦은 기록

파리 올림픽을 피해서 두 딸들은 파리를 탈출했다. 그러나 파리 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을 보기 위해 그 애들은 엄마랑 나란히 앉아 밤을 지새웠다. 파리지앵의, 프랑세스의, 그 자유분방한 축제를 찬탄하며. 그들은 역시 그들 다웠다. 파리의 모든 것, 모든 곳이 훌륭한 무대였고 그들답게 그들의 철학과 방식으로 표현하며 초대에 참여해 준 세계인을 환영했다. 큰딸은 콩시에르주리에서의 장면 연출을, 나는 센느를 질주하는 철마와 그에 이어지는 뛸르리의 성화를, 작은딸은 루브르의 명화 속에서 걸어 나온 인물들이 창가에 서서, 창밖의 오늘을 구경하고 즐기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가장 멋진 연출로 꼽았다. 역시 파리가 파리를 했다.^^ 중세에 파리 사람은 'Les trublions 레 트뤼블리옹'이라 불리웠단다. 말썽꾼^^..

일상 2024.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