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아들과 나들이

eunbee~ 2024. 9. 26. 18:59

아들은 나들이 나설 때 서프라이즈를 즐기더니
이번엔 행선지를 소상히 밝히고 집을 나선다.

화성시 남양성모성지성당 순례  후
대부도 - 선재도 - 영흥도를 휘돌아 오잔다.

약간의 간식거리랑 커피를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구름 예쁘고 바람 살랑이는 초가을,
엄마는 행복한 마음 가득~
엊그제의 그 무섭던 더위는 어디로 갔을까.
가버린 건 죄다 전생 같다.
까마득하게 느껴지니...


집 나선지 두 시간도 채안지났는데
벌써 남양 성모성지 대성당 주차장.
정문은 잠겼고 한창 공사 중인 모습이 먼저 보인다.

옆으로 들어가 소로를 따라가니  
성인들과 소나무와 돌의자가 잘 어우러져
아름답고 정결한 분위기의 공간이 정답다.


완만한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면
'묵주기도의 길'이 시작되고
펼쳐지는 모든 풍경이 정결한 아름다움으로
눈부신 조화를 이룬다.
차암~ 좋다.


정오에 울리는 종소리
저 탑에 장치된 일곱 개의 종이 울리는 걸까?
종소리가 너무도 너무도 실망스럽군.ㅠ.ㅠ
이건 아냐. 정녕 아니야.
그래서 짧게 싹둑.ㅋ

안으로 들어서니 1층 소성당. 350석이라지.
아들 스테파노는 장궤틀에 무릎 꿇고 기도 마쳤고...

한국형(?)성모자상 뒤편 푸른 벽은 한지로 마감돼 아름답다.


성모 마리아 대성당으로 오르는 계단,
천정의 자연광이 이채롭다.


대성당에 들어서니 제단쪽 빛의 흐름도
천정으로 스미는 자연채광도 청량하고 부드러워,
1500석의 대성당분위기를
포근하게 감싼다.

이 성당을 설계, 건축한 마리오 보타
(Mario Botta 스위스 1943~)는
예수십자고상과 그 아래 양쪽의 성화 제작을 줄리아노 반지
(Giuliano Vangi, 1931~2024)에게
부탁했다지.
고상 아래 성화는 좌측 수태고지, 우측 최후의 만찬.

부릅뜬 예수님 시선이 매우 낯설고 특별하며,
손과 발에 뾰족이 돌출된 굵은 대못은
창끝 같다는 느낌에 섬뜩하다.
씩씩하고 힘찬 예수님 ^^

2011년에 시작한 공사는 2020년에야 준공,
2022년에 성당으로 봉헌된 이성당은
병인년 천주교박해(1866) 때 순교한
무명순교자를 현양하기 위한 건축물이란다.


성당내부에 충만하게 스며드는 자연채광을 이해하기 위해
뉜가에게서 빌려온 사진.

두 탑 사이의 틈으로 흘러드는 빛은
내부를 영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하지 때에는 빛이 제단 위를 비추며
고상아래 날개 모양의 그림자를 드리운다지.
얼마나 신비로울까?

마리오 보타는 이성당을 종교와 문화가 결합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음향설계사와 협업, 클래식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음악홀의 기능을 갖춘
특별한 종교 공간으로 건축하였다지.



성당 밖 '묵주기도의 길'을 걷다가
한낮볕이 너무 뜨거워
길 아래로 내려와,
마더 테레사 성녀님께 인사드리고
프라이팬처럼 잘 달구워진 車안으로
피신, 퇴각



영흥도로, 선재도로, 대부도로 쉬엄쉬엄
섬이라고 불리우는 섬이 아닌 섬들에서
놀멍쉬멍~~
해물칼국수, 낙지만두를 냠냠

하루 나들이가 해피해피 가득^^
모두가 아드님 덕분,
사랑해~  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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