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늦은 기록

파리 올림픽을 피해서 두 딸들은 파리를 탈출했다.
그러나 파리 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을 보기 위해
그 애들은 엄마랑 나란히 앉아 밤을 지새웠다.
파리지앵의, 프랑세스의, 그 자유분방한 축제를
찬탄하며.

그들은 역시 그들 다웠다.
파리의 모든 것, 모든 곳이 훌륭한 무대였고
그들답게 그들의 철학과 방식으로 표현하며
초대에 참여해 준 세계인을 환영했다.

큰딸은 콩시에르주리에서의 장면 연출을,
나는 센느를 질주하는 철마와
그에 이어지는 뛸르리의 성화를,
작은딸은 루브르의 명화 속에서 걸어 나온 인물들이
창가에 서서, 창밖의 오늘을 구경하고 즐기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가장 멋진 연출로 꼽았다.

역시 파리가 파리를 했다.^^
중세에 파리 사람은 'Les trublions  레 트뤼블리옹'이라
불리웠단다. 말썽꾼^^
그들의 그러한 성향이 발휘되어
세계사를 이끈 동력이 되었으리라.
진보적이고 매력이 무궁무진한 그들이
마련하고 펼쳐둔 잔치에 휩쓸려
나는 세 시간 넘도록 꼼짝 않고 의자에 앉아
감탄을 연발했지.
오랄라~~ 상상 이상의 축제였어!!!

***

2024 파리 올림픽은
테니스 역사에서도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시킨 멋진 해가 되기도 했지.
그 주인공은 바로 Novak Djokovic !!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에게 파리 올림픽은
가장 멋진 선물을 안겨준 것이지.
알카라스와의 경기는 두 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로 치열했다.
경기를 마치고 오열하는 그의 모습과  
앙투카를 짚고 파르르 떨던
엄지손가락은
내게도 눈시울 젖게 했다.

"축하해요! 축하해요!
장해요 GOAT !!!"

그는 말했다.
'다음 LA올림픽에서도 조국(세르비아)의 국기를 휘날리게 하고 싶다'고.
"체력 관리 잘해서 그 꿈 꼭 이루세요.  NOLE !"

그리고
알카라스도 조코비치도
2024 US OPEN TENNIS에서
각각 2, 3라운드에서 탈락되는
믿기지 않는 상황을 빚어냈다.
알카라스의 경기는 내겐 이상한 현상으로 인식되던...
묘한 경기. ? ? ?....
그의 상대선수,
이름도 기다란 노르웨이 선수 '보틱 판 더 잔트쉴프'의
경기내용도 참으로 묘했던..  ? ? ?
그들은 무엇에 홀린 듯한 경기를 했었지. 내 눈엔.

그러저러하다가...
금년 마지막 그랜드슬램 챔피언은
[ 야닉 시너 ].
축하해요 ^^

***

오늘은 은비가 한국에 오는 날.
지금쯤 은비는 인천공항 가까이에 왔을 것같다.
때맞추어 반가운 비도 내리니
더위가 좀 누그러지려나?
너무도 맹렬한 여름더위에 9월 늦더위까지
우린 모두 지칠 대로 지쳤다.
진정한 가을이 은비랑 함께  도착하기를.

사진은 파리 올림픽을 축하하는,
SCEAUX 시민들의 거리 장식.
전봇대 아랫부분을 그림으로...
ㅡ마지막 컷은 은비네 집앞 홍푸앙.
*은비가 봄에 찍어 보내준 걸, 이제야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