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짧은 달이 간다.

eunbee~ 2008. 2. 29. 19:30

2월  마지막날 오후

석창원 식물원에 앉아서

책을 읽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너무 늦도록까지 책을 읽다가

쫓겨났다. ^-^

 

넘쳐 흐르던 물소리가 뚝 그치고

'이제 나가셔야 하는데요' 라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 오고서야 삼매에서 깨어났다.

어머나.. 나 혼자 뿐이었군.

 

KT에서 정년 퇴직을 하고

글을 써 모아서, 출판을 한

어느 노신사의 수필을 읽느라

두어 시간을 그렇게 글에 빠져 있었나 보다.

몇 페이지만 읽으면 다 읽는데...ㅠ

 

석창원에 가면, 이런 저런 책들도 몇권 있기에

더러 책을 읽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른다.

오늘처럼...

 

2월이 간다.

무심한 구름과

우울한 바람을 벗하고

눈과 얼음이 녹아 질척대는 좁은 길 위로

서성거리던 짧은 달이 미련 남기지 않고 가고 있다.

 

식물원 따스한 공기 속

이끼낀 연못에서는

시절 모르는 빨간 고기가

봄도 아닌 겨울도 아닌 2월을 잡고 있는 내게

미끈한 몸짓으로 말한다.

머뭇 거리지 말고

돌아서라고....

 

 

 

물고기들은 노래 부를 수 없어

얼마나 심심할까..

나는 늘 그것이 걱정이다. ㅋㅋ

 

노래보다 더 신나는 헤엄치기를 잘 한다구? 

그렇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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