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은 얼어있고
그 위에 눈이 덮였다.
갈대를 흔드는 바람이 차다.
내가 부르는 노래소리가
눈위를 구른다.
구르는 마음 한뭉치는
얼음에 반사되어 청명한 메아리로 번져간다.
발이 묶인 빈 배는
제 몸 하나 기대일 곳 찾지 못해
차가운 강바람에
맨살로 앉아있다.
'누가 바람을 보았는가?'
우리는 흔들리는 갈대를 보고 바람이라 한다.
제 몸을 숨긴 바람은
이 세상 모든것에 깃든다.
내 사랑처럼.
2008년 2월 2일
두물머리 하늘은 쓸쓸한 푸른색이었다.
무언가 미진하고
무언가 아쉬운
그런 하늘.
하늘만큼이나 외로운 겨울나무 곁에서
나뭇가지로 커튼을 만들었다.
하늘이 덜 쓸쓸해 보이라고.
멀리
하늘끝에서 온 바람인가
내가 부르던 노래소리인가
갈대 끝에 매달린 저 흔들림은...
그날도
강을 그렇게 거기에 두고
허위적허위적 집으로 돌아 왔다.
보낸 세월을 목청 높여 불러 재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