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2월2일 두물머리 풍경

eunbee~ 2008. 2. 13. 11:53

 

강물은 얼어있고

그 위에 눈이 덮였다.

갈대를 흔드는 바람이 차다.

내가 부르는 노래소리가

눈위를 구른다.

구르는 마음 한뭉치는 

얼음에 반사되어 청명한 메아리로 번져간다.

 

 

발이 묶인 빈 배는

제 몸 하나 기대일 곳 찾지 못해

차가운 강바람에

맨살로 앉아있다.

 

 

'누가 바람을 보았는가?'

우리는 흔들리는 갈대를 보고 바람이라 한다.

제 몸을 숨긴 바람은

이 세상 모든것에 깃든다.

내 사랑처럼.

 

 

2008년 2월 2일

두물머리 하늘은 쓸쓸한 푸른색이었다.

무언가 미진하고

무언가 아쉬운

그런 하늘.

하늘만큼이나 외로운 겨울나무 곁에서

나뭇가지로 커튼을 만들었다.

하늘이 덜 쓸쓸해 보이라고.

 

 

멀리

하늘끝에서 온 바람인가

내가 부르던 노래소리인가

갈대 끝에 매달린 저 흔들림은...

 

그날도

강을 그렇게 거기에 두고

허위적허위적 집으로 돌아 왔다.

보낸 세월을 목청 높여 불러 재끼며.

 

 

'내마음의 편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강 설경  (0) 2008.02.20
겨울 강마을  (0) 2008.02.13
  (0) 2007.12.01
첫눈  (0) 2007.11.22
11월 11일  (0) 2007.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