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07

테오티우아칸 유적

eunbee~ 2008. 1. 11. 01:00

멕시코시티에서 버스로 한시간을 달리면, 중앙 아메리카 역사상 최대 규모의 도시국가였던

Teotihuacan "신들이 있는 곳" 이라는 유적이 있다.

테오티우아칸은 중앙 아메리카에 많은 유적을 남긴 올멕문명의 유산으로 탄생되었으며,

돌과 석회로 쌓은 거대한 피라미드가 있고, 도시의 규모는 매우 방대하였다.

이 곳은 기원전 2세기 경에 형성되었으며, AD 350년부터 650년 사이에는 인구 20만명이 거주하는

절정기의 세력을 가졌었으나, 7세기 경에 갑자기 사라지게 되었다.

 

 수 킬로미터까지 길게 뻗은 사자의 거리가 끝나는 곳은 달의 피라미드가 있는 광장이다.

 

전쟁 포로나 제물로 바쳐질 사람들이 긴 사자의 거리/죽은 사람들의 길/를 걸어서

달의 피라미드 앞에 와서 죽음을 기다린다.

한달에 한번씩, 한번에 2000명씩을 제물로 바치는데, 살아있는 사람의 가슴에서 심장을 꺼내어

달의 신전 앞 제물대 위에 올렸다고 한다.

잔인하고 슬픈 역사가 만들어진 이 광장에 서있으니,  비수처럼 내려 꽂히는 태양의 열기가 여행객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긴 행렬로 죽음 앞으로 다가갔을 사람들의 처절한 모습이, 회색빛 땅위에 아지랭이로 어른거린다.

 

태양을 잡아 두기 위한 방편, 우주의 멸망 방지라는 것은 그들 스스로의 생존을 위하는 것이다.

인간은 그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어디까지 잔인해 질 수 있는것일까?

 

이 유적들은 1864년에 발굴 되기 시작했고, 1905년부터 5년간 복원 공사를 했다고 한다.

1987년에는 그 유적의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달의 피라미드 주위의 유적 내부에 있는 벽화. 아직도 선명한 색채로 남아 있는 그림들이 아름답다.

 

 그림 뿐만이 아니라, 부조로 장식한 벽면의 문양들도 그 모습이 선명하다.

 

 태양의 피라미드.

 

높이 65m 밑변이 225m의 규모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피라미드라고 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왕들의 무덤이지만, 이 곳의 피라미드는 신전으로 쓰였다.

우리는 2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가서, 꼭대기에 있는 중앙 돌에 엄지 손가락을 대고, 태양의 기를

받았다. 고대에 이 유적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 태양의 피라미드에 올라가서 태양의 기를 받았다고 한다.

 

 한국인을 여자 친구로 사귀고 있다는 멕시코 청년에게 태양의 기를 받는 자세를 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이렇게 귀여운 표정으로.....

 

 달의 피라미드에서 태양의 피라미드로 오는 사자의 거리 일부. 저 끝에 달의 피라미드가 보인다.

 

 태양의 피라미드로 오르는 계단을 100개쯤 오르면....

 

 240개 가량의 계단을 오르면 맨 꼭대기. 여기.    중앙에 엄지 한마디 크기의 반짝이는  돌이 있고

거기에 오른쪽 중지를 대고 왼쪽 손은 높이 들어 태양을 향한다.  향후 100년은 끄떡없이 살려나? ㅋㅋ

 

  내가 오른  태양의 피라미드 斜面의 돌 무늬와 색깔이 멋있어서...

 

태양의 피라미드에 오르면서, 나는 괜시리 기분이 상쾌하였다.

달의 피라미드 앞에서 느끼던 그 처연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태양을 향해 오르는 계단은 한개 한개마다 가벼운 기쁨을 발끝으로 전해 주었다.

이상한 일이다.

200여 계단을 단숨에 오르는데도 힘들지 않고, 즐겁고 유쾌한 밝은 기운이 온 몸에 맴돌았다.

테오티우아칸. 이 곳에서 살던 그 옛날의 사람들도 이런 기분과 마음으로 여기에 올랐겠지.

삶과 죽음이 바로 곁을 하고 있고, 슬픔과 기쁨의 느낌도  바로 곁을 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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