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07

마야의 그림자를 찾아서

eunbee~ 2008. 1. 11. 18:36

아바나에서 오후4시경에 떠날 비행기가 이래저래 늑장을 부리다가, 멕시코의 칸쿤에 도착한 시각은

이미 어둠이 드리워진 저녁 7시가 지나고 있었다.

Cancun 은 멕시코에서 이름난 휴양지로, 카리브해 쪽에 위치해 있어서,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다.

12월 하순으로 접어드는  칸쿤의  날씨는 초가을 날씨며 공기가 매우 맑았다.

잠깐 볼 수 있었던 칸쿤에 면해 있는 카리브의 바다빛은 옥빛과 쪽빛으로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발하고

있었다.

섬 전체의 길이가 23Km에 폭이 400m라니 작은 섬이다.

옆으로는 이슬라 부에레스 라는 섬이 대양으로부터 가로막고 있어서 파도가 없고, 아름다운 바다와

잘 조성된 휴양시설과 쾌적한 호텔들이 많아, 휴양지로는 아주 그만이랜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오기 때문에 섬사람들의 소득이 높고, 안정된 생활을 한다.

멕시코인들은 여기에 사는 칸쿤 사람들을 무시 한대나?

칸쿤 사람들은 마야인의 후예로 키가 작달막하고 피부색은 가무잡잡 하단다.

우리가 보기엔 그 인종이 그 인종이구먼..ㅋㅋ

 

인구 90만명 중에 교포는  달랑 여섯명.

그래서 우리를 안내한 안내인은 현지 거주자가 아니고, 캐나다에서 아르바이트를 온 남자였다.

그는 캐나다의 겨울 시즌이되면, 이곳 칸쿤으로 와서 짭짤하게 아르바이트를 한단다.

호화로운 호텔죤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다운타운에 있는 허름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거리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시즌이라, 알록달록 번쩍번쩍 꼬마전구가 매달린 트리들이 즐겁다.

 

아침에 일어나서 호텔 주변의 거리들과 이국적인 그림으로 장식된 건물과 상점들을 둘러 보았다.

새벽까지 술마시고 파티하고 노는 이 곳 사람들과 여행자들의 시중을 드느라 밤잠을 설친

술집의 종업원들은 가게 앞에 나와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호텔 레스토랑에 들어 가서 빵과 커피로 아침 식사를 마쳤다.

커다란 접시 가득 예쁘게 담긴 여러가지 과일을 일인당 한 접시씩 써빙 받았다.

와~~ 보기에도 근사하고, 맛도 근사했다. 기분좋은 아침 메뉴였다.

한 접시의 과일이 주는 행복은 몇 곱절의 크기로 우리의 기분을 띄워 준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버스를 타고 205Km를 달려야 하는 치첸이사로 향했다.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싱그러운 공기를 느끼고, 잘 가꾸어진 휴양시설을 지나치면서

고속도로로 나온 우리는 세시간 반을 달려서 마야문명의 보고, 치첸이사에 닿았다.

 

치첸이사  /Chichen Itza

유카탄 반도 중앙에 위치한 마야 문명 최대의 유적을 간직하고 있는 곳.

세계 7대 불가사의 라는 엘 까스띠요 피라미드의 위용과 신비한 울림을 직접보고 들을 수 있었다.

 

 엘 까스띠요 / El Castillo /피라미드. 

 

사방 네면이 모두 계단으로 되어있고, 각 계단은 91개씩.

꼭대기 계단 하나를 더하면 모두 365개의 계단이다. 4방의 계단은 기울기가 45도.

북쪽으로 향한 계단 아래 부분에는 두개의 뱀머리 조각이 있고, 그 뱀은 Kukulcan을 상징한다.

쿠쿨칸은 깃털 달린 뱀으로 마야문명에서 신화적인 동물이다.

 

 

우리가 모두 모여 서서 함께 손뼉을 딱! 하고 한번 치니, 피라미드 꼭대기의 구멍에서 이상하게 울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매우 맑고 경쾌한 울림이다.

마야인들은 그 소리가 그곳에 사는 쿠쿨칸의 대답이라고 여겼단다.

소리의 공명을 이용한 과학적인 설명으로 해석되겠지만, 매우 신비스런 현상을 체험하게 하는 곳이다.

더구나 추분날 3시-4시 반에는 해에 비치는 계단의 그림자가 마치 뱀이 신전 꼭대기에서 내려오는

모습으로 보이고, 추분에는 올라 가는 모양으로 보인다니,

얼마나 신비스런 일인가. 천체의 운행을 정확하게 알고 만든 건축물이다.

수학적인 계산위에 세운 피라미드는 태양력의 시계로도 기능을 하는 건축물이다.

 

 전사의 신전.

 

마야 문명의 숨결과 흔적이 남아있는 이 곳에서, 우리는 온 종일을 보냈다.

이곳 저곳 볼 것도 많고, 여기 저기 떨어져 있는 유적들을 보기 위해 종일을 걸어 다녔다.

길가에는 마야의 후예답게, 태양력 시계, 목각, 돌로 조각한 동물 인형들, 천으로 만든 벽걸이, 장신구 등

많은 토산 기념품을 파는 사람들이 즐비해 있었다.

세계 여러곳에서 모여드는 사람들의 입장료만도 하루에 1억원의 수입이라니, 마야의 후손들이 조상의

덕을 톡톡히 보며 사는 셈이다. 이 마야 문명의 유적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곳이라고 한다.

 

2500년 전의  찬란한 인류 문명의 그림자를 찾아, 그들의 숨결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는 여행은

나에게 시공을 떠난 과거로의 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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