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07

과달루페 성모님 앞에

eunbee~ 2008. 1. 10. 13:42

12월 16일 일요일 아침.

우리는 멕시코시티 테페이악 언덕위에 있는 과달루페 성당에 갔다.

마침 나흘전인 12월 12일은 성모 축일이어서, 600만명의 순례자들이 다녀 갔다고 했다.

우리가 간 일요일에도, 신자들은 손에손에 꽃을 들고, 성모상을 안고, 예수님상을 모시고, 환한 얼굴로

성당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모두들 축제에 온 듯한 기쁨 가득한 표정으로 성모님을 만나러 온다.

카돌릭 대국 다운 모습과 분위기였다.  위 사진은 빌려온것. 과달루페성당  검은 얼굴의 성모님.

 

 계단을 오르며 바라본 성모님이 발현하신 장소에 지은 성당 앞.

 

 1531년 인디언 나무꾼 '후안 디에고'에게  성모님이 나타나셨던 장소에 세운 성당으로

신자들이 미사를 위해 들어가고 있다.

 

이 사진을 찍고 있을 때, 성당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내 마음을 평화롭게 적셔 주었다.

옛성당은 아름답고 거대했으나, 지반 침하에 의해 균열이 가고, 기울기 시작했다.

옆에는 요한바오로 2세, 고인이 되신 교황님의 동상이 우리들에게 미소를 보내신다.

 

나는 여행중에는 언제나 신심 넘치는 카돌릭 신자가 된다.  아니다.

러시아에 가면 러시아 정교의 신자가 되어 두손 모으고 서서 기도드리고,

인도에 가면 불자가 되어 백팔배를 열심히 한다. /불교는 종교라기보다 철학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여행중이 아니더라도, 절에 가면 절하고 성당가면 무릎 꿇고 성호 긋고, 촛불 밝히고 기도 드린다.

이세상 모든 절대자들이 나의 종교이며, 나의 종교의 집약점은 '행복'이다.

나의 행복, 남의 행복, 모든 삼라만상의 유정,무정물들의 행복이 내 종교다.

 

분위기에 약한 나는, 엄청난 분위기의 미사 시간에 그 거룩함을 저버릴 수 없어, 누구보다도 경건한

마음자세로  영성체도 했다. 지난 여름 파리 노틀담 성당에서..ㅋㅋ

참 못 말리는 나 자신이지만, 예수님도 마리아님도 하느님도 나를 이해해 주실 거라고 믿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뻔뻔해 진다. 그것은 종교에 대한 나만의 철학이 매우 유연하며 또한 확고하니까...

 

성모 발현지가 세 군데있다.  파티마/포르투갈/,  루르드/프랑스/  그리고 내가 서있던 그 곳 과달루페.

나는 그곳에서도  한 박스의 초를 사서, 내 방짝꿍에게도 주고, 옆에 서있던 멕시코시티의

꼬마들에게도 나누어 준 다음,  경건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촛불을 켜 세워두고 기도를 올렸다.

이 곳 성모님께 찾아온 내 예의이며, 내 진심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기도 드렸다.

 

 

과달루페 성당 주변은 참으로 아름답고, 산책하기에도 좋다. 옛성당도 아름답고, 새로 지은 몇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현대적인 성당도, 조금은 체조경기장 같은 인상도 주지만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계단을 오르며 바라보는 성당 모습, 꽃들.. 그리고 꼭대기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거리들이 활기차고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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