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07

마추픽추 가는 길

eunbee~ 2008. 1. 3. 16:33

그림 같이 예쁜 옛 수도원 자리의 호텔 요카이에서 산뜻하게 가벼운 잠을 자고 일어나,

우리는 다시 우루밤바의 시내에 있는 기차역으로 버스를 몰았다.

오늘은 기차를 타고 마추픽추로 가는 날이다.

오자데이 땀보 역에 도착하기 전, 안데스 자락에 자리하고 사는 인디오의 개인 주거지를 방문하였다.

벽 한가운데 제단을 만들어 조상의 유골을 모셔두고, 동물의 가죽이나 뼈를 벽걸이로 장식하며,

식용으로 키우는 예쁜 쥐같이 생긴 꾸이라고 부르는 작은 동물들과 모두모두 같은 공간에서

불편함 없이 사는 그들의 생활은 참으로 원시적인 모습이었다.

 

 학교 갈 준비를 마친 이 집 따님이 무얼 찾고 있나 보다.

 

 원룸으로 된 실내에는 오만가지 잡동사니로 정신이 없다. 벽면에 장식한 동물 박제?

 

 토실토실 예쁘게 자라고 있는 요놈들을 구어먹고 삶아 먹고.... 한 공간에서 살던 이쁜것들을..에구구..

 

 한 쪽 켠에 만들어진 다락으로 사다리를 타고 오르면

 

 자연 채광이 들어 오는 다락위에서, 저장해둔 곡식이나 옥수수 따위를 꺼내 올 수 있고

잠도 잘 수 있겠지?

 

 그 집 대문을 들어 서면, 돌마당이... 

울타리 너머엔 안데스 산맥의 준령들이 그들을 내려다 보고 있다.

 

 인디오의 집에서 나와, 골목길로 들어 섰다.

 

 이집 저집으로 정답게 이어져 있는 돌바닥 골목들.  그들은 이 골목길을 수없이 오가며 정을 나누리라.

 

 이렇게 예쁜길을 비워두고, 모두 어디로 갔을까?

 

 여행자들을 실어 나르는 버스로 복작대는 큰 길로 나왔더니, 작은 공원같은 공간에서는

과일, 삶은 옥수수, 이상한 열매 등을  파는 아낙네와  손으로 짠 가방과  담뇨를 사라고 졸라대는

사람들로 활기롭다.   가까이에 다가와 앉은 안데스 산자락이 매우 정겹다.

 

 그들은 기차를 기다릴 때에도, 줄 맞추어 앉아서 착하게 기다리나 보다.

 

 순박한 수줍음이 서럽게 다가 온다. 차암 착해 보이는 그들. 조금만 더 넉넉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들에게 작은 보탬이 될까 해서, 가방을 하나 샀다.  담뇨 파는 세뇨라에겐 미안 미안.

 

기차 몸통에 Peru Rail 이라고 쓴 마추 픽추로 가는 기차가 우리를 싣고 떠난다.

기차는 90분 동안을 달릴 거다. 기적을 울리며 우루밤바강을 따라서....

우리 일행중 누군가가 팔뚝만한 옥수수 삶은 것과 찐 달걀을 먹으라고 내어 놓는다.

타임머신을 타고 몇 십년 전으로 돌아 간 듯, 아련한 향수가 베어나는 기차 여행의 한 순간.

 

 기차가 강물을 따라 가는 건지, 강물이 기차를 따라 흐르는 건지, 기차와 강은  구비구비 계곡을 따라

함께 흐르고 있다. 강 기슭에는 아니 기찻길 옆에는, 하얗게 피어난 꽃송이를 흔들며 멋진 선인장들이

우뚝우뚝 서 있다. 선인장 만으로도 멋진데 꽃을 피워 올렸으니 더 없이 멋진 모습이다.

우루밤바 강물은 안데스 산에서 부터 시작하여 흘러흘러 아마존강을 거쳐 대서양에 이른댄다.

아무튼 흐르는 것은 멋지다. 강물도, 세월도, 나그네들의 인생까지도...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은 법.

 

마추 픽추로 오르는 버스를 타러 기찻길을 건너 레스토랑과 상점들이 즐비한 마을로 갔다.

여기가 욜란타이 역인가?  케츄아어는 참으로 낯선 언어라서...

어여쁜 세뇨리따가 무언가를 손에 쥐어 줘서 보니, '잉카 맛사지' 광고 전단지다.

잉카 맛사지?  궁금하다.

마추 픽추 오르기 전에 맛사지나  한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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