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햇살이 고왔다.
난
유붕이 자원방래하여
불역낙호아 했다.
두물머리의 오후 다섯시의 매력은
아스름한 향기를 품은 여인의
게슴츠레한 속눈섶 같았다.
좋다.
세상은, 언제 어디서 보아도
참 좋다.
더구나 정겨운 친구와 함께였으니...
저 건너편 오데뜨가 강물에 잠겼다.
기분이다. 한껏 땡겨서 한컷 또 눌러보자.
황포는 어디가고
돛대만 남아
하늘을 향해 길게 휘파람 날리고 있구나.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는 너무 넓구나.'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우리는
서산에 지는 해 같은 우리는
한마리 사슴들이 되어
나무에 가리운 해를 향해
사슴같은 노랠 불렀다.
해도 가 버리고
새들도 날아간다.
우리도 집으로 돌아왔다.
커피를 마신다.
베트남 어느 다람쥐가 커피콩을 따먹고
응가해서 나온 알맹이를 주워 모아
볶아서 만들었다는 다람쥐똥커피를 마셨다.
인간들이란 참으로 야릇하고 다양하고 재밌다고 빈정대면서.
두물머리에 두고 온
빈 연밭이 자꾸만 생각난다.
이렇게 2007년 11월 첫주말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