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정록 詩 한 편 그리고.. 잡담

eunbee~ 2020. 8. 25. 09:19


세수

빨랫줄처럼 안마당을 가로질러
꽃밭 옆에서 세수를 합니다. 할머니는
먼저 마른 개밥 그릇에
물 한 모금 덜어주고
골진 얼굴 뽀득뽀득 닦습니다
수건 대신 치마 걷어올려
마지막으로 눈물 찍어냅니다
이름도 뻔한 꽃들
그 세숫물 먹고 이름을 색칠하고
자두나무는 떫은 맛을 채워갑니다
얼마큼 맑게 살아야
내 땟국물로
하늘 가까이 푸른 열매를 매달고
땅위, 꽃그늘을 적실 수 있을까요





???


큰딸, '수채화' 끄적인다더니
가끔 가족단톡방에 올려 준다.
그림 참 맑다.
그 애 심성처럼.

작은딸, 코로나-19가 가져온 늘어진 시간들을
'작심 열공' 한다더니, 오호호 신통방통
라이센스 따냈다. 것두 국가공인 자격증을. 장해!

그런데 작은사위,
뭔 시험을 보러 가더니 곧 되돌아 왔더란다.
이유가 참 기차다. 준비할 서류를 빼먹고 가서
시험도 못 봤다네. ㅎㅎㅎ
우린 은비아빠 때문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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