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반나절

eunbee~ 2019. 8. 29. 14:30

지난 봄, 루앙강변 어느 마을을 지나며.

 

 

 

#

 

간밤 너무 이르게 잠들었을까?

아침이려니 깨어보니 겨우 02시 45분.

라디오 채널을 맞추다가... US 오픈 테니스를 보기로.

 

페더러의 상대는 좋은 경기를 보여 주었다.

 

 

 

#

 

부시럭부시럭, 이것저것, 창문에 시트지도 붙이고,

그럭저럭... 조식 시간이네? 구워삶은 달걀 한 알과

토마토 2 개, 카카오 99%함유 쇼콜라 두 조각, 커피(라테) 한 잔.

 

 

 

#

 

도서관으로 갈까? 말까다.

죠코비치 경기는 봐야지?

관전 중

창밖에서는 난데없는 소나기, 빗줄기들이 한데엉겨

마구마구 옆으로 내달린다.

예고도 없던 멋진 스콜,

카타르시스.

 

죠코비치 끝나니

세레나 윌리엄스가 열일곱 살짜리 신예

맥낼리와 옥신각신. 당찬 맥낼리는 패했지만 멋졌다.

비는 그치고 나는 독서를 위해 팔걸이의자에 세상 편한 자세로...

어제 반쯤 읽고 빌려온 스티븐 호킹을 마져 읽자.

 

 

 

#

 

아니?

우선 점심부터 해결해야지?

삼시세끼는 왜 이리 빨리오는가?

반짝이는 흑보랏빛 잡곡밥에

멸치조림, 부추김치, 장어포, 토마토 2개, 우유 한 컵.

혼밥도 늘 맛있으니...

억겁의 인연으로 맺어진 형제자매 중 한 사람이 떠났음에도

입맛은 살아있으니 참 서글픈 일,

이건 망자에 대한 불경이며

슬프디 슬픈 배신이다.

 

 

 

#

 

어제 읽은 페이지 중에 호킹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인슈타인이 그랬던 것처럼 자연의 법칙에 대해서

비인격적인 의미로 '신(God)'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따라서

신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자연의 법칙을 아는 것이다. 나는

아마도 21세기가 끝날 무렵에는 신의 마음을 알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

읽고 있는 책[Brief Answers to the Big Questions] 61쪽의 몇줄이다.

빅 퀘스쳔 중에 첫 물음인 <신은 존재하는가>에서다.

오늘은 147쪽의 <블랙홀 안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의 물음을 시작으로

호킹박사의 Brief Answers to the Big Questions을 들을 참이다.

 

 

 

#

 

이렇게 반나절이 갔다.

호킹박사의 이야기가 내 남은 반나절을 동무해 줄 것이니

기대 만땅이다. 천재를 벗할 수 있는 이 기적을

만끽하며 겨웁게 누리자.

 

산 사람은 또 이렇게

잘 산다.

먼저 간 사람들을 가슴에 안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거 실패작일까?  (0) 2019.09.10
잔치는 끝나고  (0) 2019.09.09
혼자서  (0) 2019.08.28
소식 궁금...  (0) 2019.08.16
Mallcance  (0) 2019.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