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혼자서

eunbee~ 2019. 8. 28. 13:05

 

작은 숲 직박구리는 볼 때마다 혼자다.

가을에도 늦여름에도.

 

나도 혼자 앉아,

혼자 노는 직박구리를 본다.

 

팔월 염천 땡볕이 데려간 피붙이도

늘 혼자였다.

갈 때도 혼자 갔다.

 

아무리 혼자 살 수밖에 없는 세상이라해도

떠날 땐 손잡고 인사 나누고 가야잖을까.

인연의 끈들이 저마다 나풀거리지 않게.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지만...

 

 

혼자 사는 직박구리를 위해

늦여름 매미들은 힘겹게 아카펠라를 연주하고

나는 ...... 축문을 쓴다.

 

 

 

***

 

늘 혼자 다니는 직박구리를 자주 만나는

작은 숲에는, 방금도

그 새가 혼자 와서 논다.

 

바람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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