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숲 직박구리는 볼 때마다 혼자다.
가을에도 늦여름에도.
나도 혼자 앉아,
혼자 노는 직박구리를 본다.
팔월 염천 땡볕이 데려간 피붙이도
늘 혼자였다.
갈 때도 혼자 갔다.
아무리 혼자 살 수밖에 없는 세상이라해도
떠날 땐 손잡고 인사 나누고 가야잖을까.
인연의 끈들이 저마다 나풀거리지 않게.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지만...
혼자 사는 직박구리를 위해
늦여름 매미들은 힘겹게 아카펠라를 연주하고
나는 ...... 축문을 쓴다.
***
늘 혼자 다니는 직박구리를 자주 만나는
작은 숲에는, 방금도
그 새가 혼자 와서 논다.
바람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