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aux에서

TOSCA

eunbee~ 2019. 6. 19. 02:46

 

 

 

 

 

 

 

 

 

Parc de Sceaux

Opera en Plein Air

 

해마다 6월 중순이면 그랑샤토를 배경으로

열리는 오페라, 올해는 Tosca가 공연 되었다.

Colbert 탄생 400주년의 해라서 특별히 선정한 작품은

아닐까? 기대가 자못 컸다.

 

1984년 여름 해외 첫 나들이 때, 로마의 카라칼라 황제의

목욕장에서의 야외 공연에 토스카가 올려진다는 호텔 리셉션

직원의 말만 믿고 보러갔다가, 엉뚱한 레이몬다에 맥빠져 하던

기억이 있어, 토스카에 대한 끝나지 않은 기대가 있었다.

순전히 카바라도시의 '저 별은 빛나건만' 때문이었을 게다.

 

연일 비가 내려, 14일 밤에 있을 오페라 공연날에도

비가 올까 걱정이 되었다. 저녁 8시 45분에 시작 예정인데

세 시간 간격의 일기예보엔 밤 10시에 비 그림이다.

비가 내리지 않았어도 추워 덜덜 떨며 보던 야외 오페라 공연,

큰일 났네, 걱정 걱정..

 

*^_____^*

난 대부분 운이 좋아.ㅎ

그날밤 비는 오지 않았다.

공연 마치고 집에 오니 이미 자정 직전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본론이 문제였다.

기대하던, 그리도 오래도록 기대 하게 하던,

테너 카바라도시의 아리아 저 별은 빛나건만이!!

오, 그날밤의 테너께서는 내 기대를 첫 아리아부터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오호애재라!^^

 

염소창법^^에 성량은 병아리 눈물 정도?ㅋ

극중 그의 직업 '화가'에겐 그나마^^ 어울리는

음색,성량, 애잔하게 끝없이 떨리는 바이브레이션...ㅋㅋ

저런 스타일의 테너도 있군, 새로운 발견인가?

나의 일천함이 빚어낸 상황인가?

암튼 토스카 역을 맡은 어여쁜 여인, 소프라노의 멋진

아리아들로 허한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럼에도 좌석은 만석. (사진은 인터미션 때, 음료와

간단한 그릴을 즐기기 위해 잔디 위로...)

 

몇해 전 이곳에서 만난 '나비 부인'땐

무대 장치며, 배우들이며... 얼마나 멋졌던가.

그리고 은비네 모녀와 함께, 유월 밤 추위에 덜덜 떨면서

감상한 '마술 피리'도 참으로 멋진 공연이었는데...

 

비가 예고된 밤,

하늘엔 구름 잔뜩,

별이 빛날리는 아예 만무.ㅎㅎ

토스카의 슬픔과 절망이 빗물로 얼룩지지 않은 것만도 다행.ㅋ

 

공연이 끝나자, 발걸음은 나는 듯이 집으로 향했다.

콜베르 대로를 경보 경기 참가자로 착각할만한 속보로...

 

내 뒤를 따라 오던 염소창법의 '저 별이 빛나건만'은

애잔한 떨림으로 어둔 밤하늘로 번져 올랐다.

나의 그 오랜 '푸치니의 토스카'에 대한 기대와 함께.

 

 

 

***

 

이틀에 걸쳐

세 번의 블로깅으로 포스팅을 마친

쏘공원에서의 TOSCA 감상문.^^

 

( 지금 시각, 2019. 6. 19. 13 : 00 ㅎㅎ)

'Sceaux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네 한바퀴  (0) 2020.02.02
까비, 2019.12. 2  (0) 2019.12.03
쏘, 평화다방에서  (0) 2019.06.17
저녁 산책  (0) 2019.06.12
찔레꽃이 폈다  (0) 2019.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