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aux에서

쏘, 평화다방에서

eunbee~ 2019. 6. 17. 17:07

 

 

 

쏘의 시골스런 분위기는 경험할 수록 매력적이다.

쏘는 초록과 파아란 빛깔로 만들어지는 사랑스러운 작은 도시다.

가드레일 위의 화분과 도로변의 꽃행어는

색색의 조합이 절묘해, 그 아름다움은

초록도시를 완성케 한 화룡점정이다.

 

거기엔 내가 자주 앉아 있는 Cafe de La Paix가 있다.

파리의 오페라 가르니에 앞에만 평화 다방이 있는 건 아니다.

쏘의 '평화 다방'은 늘 붐비니 평화롭진 못하지만

친절한 갸르송의 넉넉한 여유와 따스한 인심은

상호명을 가짜로 만들지는 않는다.

 

길 건너 작은 성당에서 때마다 울리는 종소리를 듣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가져간 책을 읽기도 하며

Stella Artois나 Leffe Blonde를 마시는 한가로움은

소소하지만 매력적인 일락이다.

 

무슨무슨 축제가 그리도 많은 6월인지...

오늘도 작은 도시 좁은 시장통은 왁자하였고

어제밤 자정 가까운 시각엔 폭죽 떠뜨리는 소리로 요란했다.

 

요즘 파리에 자주 나가지 않게 되는 건, 바쁜 일과도 그렇지만

쏘의 맑고 푸르른 자연이 더 좋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이제는 예술과 문화에 탐닉하기 보다는 자연의 품에 안겨

나무 내음, 숲을 흔드는 바람, 귓전에 재재거리는 새 소리..를

즐기는 일로, 심신에 향기로움을 더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그러나,

옛연인이 그리울 때 슬몃 꺼내어 더듬어 보는 추억처럼

파리가 그리워지면 메트로의 개찰구를 신나게 빠져나가

'내 사랑 파리'의 거리를 천천히 걷기도 한다.

비 내리는 파리의 저녁 흐린 가로등 아래서 만나는

내 그림자는, 여전히 설레는 환영으로 내게 안겨든다.

 

쏘에 있는 카페 드 라 페,에서

오늘도 오후 긴 시간을

평온하게 세상 구경하며

맥주잔 앞에 두고,

이렇게 낙서같은 일기를...^^

 

 

 

2019. 6. 16.

아빠의 날.

Cafe de La Paix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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