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은
수백 송이로 저리도 시끄러운데.
까비는
어두워 가고 있는 눈과 귀로 봄꽃을 보고 있구나.
사방에 내려 앉는 봄
까비에게도 사르르 졸리운 보드라운 봄이길.
***
아침에 모녀 삼대는 한바탕 씨름을 벌여야만 했다.
까비의 종기에 소독하고, 연고 얹은 거즈 붙이고, 붕대감느라.
하루에 두 번씩, 이 소란은 이어져야 한다.
약은 또 어찌 먹여야 까비가 잘 넘길까?
궁리 중이다.
풀꽃들이
옹기종기 수다스럽다.
아, 천지에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