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구름은 더없이 황홀한 밤하늘을 연출해 두었고
성당의 종탑과 노란가로등이 고전적인 풍경으로 펼쳐진 저녁,
이제 모두 Sceens가 된 우리는 Sceaux의 한복판에 위치한 레스토랑 & 바
'Cafe de la Paix'의 바깥 테이블에 앉았다.
잘 웃는 갸르송의 분주한 친절과 넉넉하고 푸짐하게 생긴 중년부인 셰프께서
손수 자기의 요리를 내어오며 맛을 묻는 배려가 곁들여져,
앞에 놓여진 음식들은 모두를 만족시켰다.
파리의 유명 레스토랑과 쏘공원내에 있는 쏘 최고의 레스토랑에
예약을 시도하다가 모두 바캉스로 문닫았다고 낙망하던 호스트께서는
동네 레스토랑을 택하길 잘 했다며, 아쉬웠던 마음을 묻어두기로 하는 눈치다.
뮈제 오르세 뒤편에 있는 '라뜰리에 드 조엘 호뷔숑'도 거론 되었었는데
오마나! 세계적인 스타 셰프인 Joel Robuchon께선 어제부터
하늘나라 시민이 되셨단다.
얼음에 재워둔 와인의 상큼 시원함보다도, 입속에 감기는 첫맛과
뒷맛 오래 남는 달콤 고소한 티라미슈보다도,
우리 각자의 20살 때를 추억하는 이야기꽃이 더없이 맛깔스러웠다.
은비의 스무 살이 엄마, 이모, 할머니를 스무 살 시절로 데려가 주었다.
꽃들이 화사한 꽃으로 어여쁘게 피어나던 그 아름답던 시절로.
이야기는 어느새 은비의 어린날로 돌아가고, 이모가 보여준 많은
공연 예술 작품까지 이어져, 오페라, 발레, 연주회... 종횡무진 우왕좌왕하던 이야기는
엊그제 은비가 모두에게 전송한 유튜브 동영상 'Julie Gautier'의 수중발레에서 끝이났다.
발레리나이며 프리다이버인 쥴리 고띠에는 수중에서 11분을 머물 수 있단다.
그 동영상을 보며 은비 이모는 눈물까지 흘렸다고...ㅎ
한두 방울 떨구던 비도 우리의 노천 식탁을 위해 그쳤다.
밤은 깊어가고, 올려다보니 성당 종탑의 시계는 11시를 넘겼다.
쎄엥느가 되어 명실공히 쎄엥느(Sceaux시민)답게 이곳 레스토랑에서
꽃들이 모여 꽃같은 시간을 꽃되어 웃으며
꽃향기 뿜어낸 은비 생일날 저녁,
세세연년 꽃피우며 살자고..
할머니 혼자 모올래 다짐했더란다.
꿈 꾸었더란다.^^*
***
사진 ;
각자의 에피타이저. (불란서말로는 엉뜨레ㅋ)
마주앉은 은비는 푸아그라 나는 달팽이^^
그리고 자정에 샤인스타 보러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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