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회화나무 아래서

eunbee~ 2018. 8. 13. 17:35

 

옛길을 걷는다.

옛이야기를 주워 레인코트 주머니에 넣는 재미도 특별하다.

그제는 더 오래된 길을 걸었고, 어제는 그보다 한 세기 가까운

길에서 멈추었다.

 

 

 

 

< #

돌능금나무 아래에서 봄을 생각하시는 ㅇㅇ님 모습이 눈에 아롱지네요.

이곳은 꽃사과나무가 많아, 꽃도 예쁘고 열매도 예쁘고...

자연처럼 풍요롭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건 없죠?

유한한 인생을 사는 인간들보다 한 수 위예요, 나무들이...

(······)

 

 

#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먹고 사는 것만 해결하라고,

넘치고 늘 새로운 아름다움이 둘러싸고 있지 않으냐고,

자연과 계절이, 시시로 바뀌는 하늘 그림이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를 함께 즐기며 너희는 서로 좋아하고 서로 사랑이나 하라고,

멀리 보이는 Mt. Evans의 눈덮인 봉우리도, 활짝 핀 뒤뜰의 꽃나무와

그 너머로 모두 열두 그루 키 큰 소나무들도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말, 나무들이 보면 우린 그저 잠깐 서성이다 가는 과객이겠지요.

그 잠깐을, 아무것도 안 하는 게 가장 편하다는 듯,

쉬기나 하다 갈 수는 없지요.

(······) >

 

 

7년 전

어느 봄날에

 

 

 

 

 

 

 

 

***

 

 

뇌우를 동반하고 왔던 어제의 바람은

밤새 순해졌다. 그래도 춥다.

 

바람 속에서 산책을 한다.

회화나무는 이제 마지막 꽃비를 내린다.

포르르 날리는 꽃잎은 떠날 때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곱게 순응하며, 스스로의 꽃길을 만들고, 만장을 휘날린다.

해마다 돌아온다고는 하지만 그러나 그꽃이 이꽃은 아니다.

 

꽃비 맞으며

나무와 꽃과 나와...

한 철 살다가는 인연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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