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감각 - 랭보

eunbee~ 2018. 8. 9. 16:09

 

 

< 감각 >

 

---- 랭보

 

푸른 여름날 저녁 무렵이면

나는 오솔길로 갈 거예요

밀잎에 찔리며 잔풀을 밟으며

꿈꾸는 사람이 되어

발치에서 신선한 그 푸름을 느낄 거예요

바람이 내 맨머리를 흐트러뜨리도록

내버려둘 거예요

 

나는 말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끝없는 사랑이 내 영혼 속에서

솟아오를 거예요

그리고 나는 멀리 떠날 거예요

 

아주 멀리 마치 보헤미안처럼

자연을 따라

마치 그녀와 함께 있는 듯 행복할 테죠

 

(Arthur Rimbaud, 1854~1891)

 

 

***

 

아침부터 비가 내려요.

목련잎에 비듣는 소리는

음악보다 더 아름다워요.

 

이토록 반가운 비가 아까워

랭보의 시를 들고 뤽상부르 정원으로

나갈 거예요.

랭보의 '취한 배'가 누워있는 골목길에서

비듣는 소리에 취할 거예요.

 

외로운 보헤미안이 되어서요.

랭보를 만나는 시간은 멀리 떠나온 듯

하니까요.

 

 

 

***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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