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각 >
---- 랭보
푸른 여름날 저녁 무렵이면
나는 오솔길로 갈 거예요
밀잎에 찔리며 잔풀을 밟으며
꿈꾸는 사람이 되어
발치에서 신선한 그 푸름을 느낄 거예요
바람이 내 맨머리를 흐트러뜨리도록
내버려둘 거예요
나는 말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끝없는 사랑이 내 영혼 속에서
솟아오를 거예요
그리고 나는 멀리 떠날 거예요
아주 멀리 마치 보헤미안처럼
자연을 따라
마치 그녀와 함께 있는 듯 행복할 테죠
(Arthur Rimbaud, 1854~1891)
***
아침부터 비가 내려요.
목련잎에 비듣는 소리는
음악보다 더 아름다워요.
이토록 반가운 비가 아까워
랭보의 시를 들고 뤽상부르 정원으로
나갈 거예요.
랭보의 '취한 배'가 누워있는 골목길에서
비듣는 소리에 취할 거예요.
외로운 보헤미안이 되어서요.
랭보를 만나는 시간은 멀리 떠나온 듯
하니까요.
***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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