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까꿍~^^

eunbee~ 2016. 1. 28. 00:39

 

 

지난 1월 5일 을왕리에서

 

 

 

"왜 안오셨어요? 어디 편찮으신건 아니죠?"

오늘 오후 그림반 친구가 보낸 카톡이었어요.

오늘이 수요일인지도 모르고 살고 있었으니..

 

지난 목요일 새벽, 잠에서 깨어나 목이 아픈 상태를 보니 예사롭지않은

감기가 예고도 없이 이미 자리잡았구나 싶었지요.

 

목, 코, 기침 삼종세트로 감기답게 화끈하게 치루었어요.

병원가면 1주일, 아니가면 7일이라면서요. 나는 병원을 기피하지요.

딸들이 잊지않고 챙겨주는 FERVEX(분말로 된 감기약)로 거의 다 쫓아내고 있는 중이에요.

엊그제부터는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라 오늘 미술수업엔 가려했는데

그만 날짜 가는 것도 모르고 흐릿한 의식으로 지냈나 보아요.

 

참으로 오랜만에 폼나게 앓아봤네요.ㅎ

읽을 거리도 있고(리딩북), 볼거리도 있고(호주 오픈 테니스),

내 '고마운 인생'에게 나는 무엇으로 보답해 왔는가를 한탄하며...

침상의 시간을 그렇게 보냈어요.

 

'질레 보르도' 감독의 프랑스 영화<Renoir>를 서너 번이나 돌려 보았습니다.

감기에 시달리는 영혼을 위무해주는, 따스하고 부드러운 남불의

오렌지빛 태양, 찬란한 햇빛과 푸른바다를 스쳐 달려온 바람들..

화가의 그림보다 몇곱은 더 아름다운 영화 화면들,

병원보다 약보다 더 효과적인 처방이었지요.

사나흘 후엔 이 감기가 씻은듯이 사라져 주길 바란답니다

 

 

창밖, 달이 밝군요.

어느새 보름을 지났나 보아요.

창백한 겨울달빛은 떠나려던 감기를 다시 불러올것 같아요.ㅋ

 

몇시간 후, 오랜만에 새벽별을 바라볼거예요.

마음 일으켜 세워, 새벽을 헤아리렵니다.

 

 

**

 

(뱀발가락: 친구님들께 감기 옮길까 염려되어^^ 댓글난 닫아둡니다.ㅎ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 엣취~ 콜록콜록~나는 아직 이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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