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보딩 브리지를 건너면

eunbee~ 2016. 1. 6. 02:40

 

큰딸 배웅 후, 을왕리에서 갈매기랑 바다랑 놀다 왔어요.

 

 

정말 그애가 다녀간 것일까?

내가 꿈결 같으니 본인은 어떠할까.

9년만의 고국 나들이.

 

왔는가 하였더니 어느새 가버렸다.

잘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으니 너무 멀리 있다는 현실에

와락 안겨오는 그리움... 울컥 솟는 보고픔... 먹먹해진다. 

 

공항에서,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혼잣말 했다.

'보딩 브리지를 건너면, 다른 나라야.

얼마나 살겠다고 이렇게 제각각의 하늘 아래서 살아가는 걸까.'

 

"엄마, 엄마 곁에 있으니 좋더라~. 모든 거 다 해주고

엄마네 집은 따스하던데 여기 이 집 외풍이 너무 차네~"

100년 묵은 건물에서 살다가 엄마집에 오니 그리도 좋다하더니.

 

보딩 브리지를 건너면 9000 킬로미터 밖, 아득한 다른나라

딸네 집은 가까운데, 엄마네 집은 왜 그리도 멀꼬. 

엄마가 그 다리를 너무 자주 건너지 말아야 할까보다.

 

 

 

 

 

( 다행스럽게도 연주회 예약해둔 것이 있어, 큰딸 떠난 쓸쓸한 빈자리를 채워주니, 하루를 잘 보냈다우.)

 

 

Violinist  Zia Hyunsu Shin, Piano 한지호

2016. 1. 5. 2시  Topaz Hall (판교 현대백화점)

 

- 베토벤 로망스 1번

-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1악장.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2악장. (피아노 솔로)

-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1악장

- 엘가 '사랑의 인사',

- 크라이슬러 '사랑의 기쁨'

- 크라이슬러 '사랑의 슬픔'

- 피아노 솔로 - 슈만 '헌정'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씨는 새해 인사를 '사랑의 인사'로 선물한다며, 행복하고 아름답게 연주해 주었다.

베토벤의 크로이처에서 영감을 받아 톨스토이는 <크로이처 소나타>라는 단편 소설을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마친 후엔 어찌나 격정적으로 '크로이처'1악장을 연주하는지...와우~ 그 격정적이고 화려한 연주에 감탄.

 

***

 

그림 공부를 함께 하는 그림반 친구랑

지난 12월 29일 저녁 7시, 오늘 연주회 장소와 같은 곳에서 있었던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연주도 함께 감상했었다.

 

신지아의 바이올린 연주가 더 큰 감동을 주었음을.... 살짜기...ㅎㅎ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7번 '템페스트' 3악장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a단조 D.821 1악장

슈베르트 가곡 모음 '그대는 나의 안식처'

                            '마왕'

                            '밤의 꿈'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안녕히 주무세요'

                               ' 보리수'

                               '봄날의 꿈'

                               '거리의 악사'

 

                                그리고 '섬집 아기'.

 

600석 가까이 됨직한 홀은 음향시설은 그닥이지만

백화점의 공연 공간이 그만한 수준이라니... 대견하기 그지없네욤~ㅎ

관람료는 단돈 2천원.(백화점카드 미소지자는 1만원)

 

그동안 딸에게 취해서 즐겁게 바쁜 시간을 보내느라 미뤄두었던

그림숙제를 석 장이나 이 저녁에 해결 하였더니, 등이 아프려 해요.ㅎㅎ

블로깅도, 그림도, 소설 읽기도 이제 제자리 찾아야 겠어욤~ ^^

 

큰애가 다녀간 일이 꿈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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