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큰딸, 추억 모으기

eunbee~ 2016. 2. 1. 10:12


엊그제 아들에게서 온 카카오톡.


아들 큰누나가 부탁하기를 어린날 자기들이 읽던 동화책 중 전집 세트를 찾아서 구입해 달라했다네요.
아들은 인터넷을 뒤져서 그 동화책을 찾았나 보아요. 그애는 왜 새삼스레 그책을 찾는다니? 했더니
어린날이 그리운가봐, 라고 아들이 말했어요. 그애도 늙어가는 게 맞나 보아요.ㅎㅎ

큰애에게 카톡으로 물었어요. " 따님~새삼스레 그 책을 왜 찾는대?"
"응~ 엄마, 내가 추억 모으기를 할거야. 추억 모으기"

 




아들이 톡으로 보내온 사진들.  옛생각이.. 새롭네요.


수원 어느 고서점에 그책이 40권 있다해서 갔더니, 마침 전집 50권을 모두 찾아 두었더랍니다.
그래서 아들은 자기들이 어린날 읽던 많은 책 중에 계몽사에서 출간한 저 동화책을
싣고 왔답니다. 50권 한질에 50만원. 뭐가 그리도 비싸? 했더니, 컬렉션이잖아~ ㅋㅋㅋ

큰딸, 오랜만에 한국엘 다녀가더니 어린날이 몹시도 그리운가 봅니다.
그 나이의 그애가 저렇게 어린날 엄마가 사준 책을 다시 갖고 싶어하다니. 
그애들 어릴적 책읽기를 위해 엄마는 신문광고에서 동화책을 보면 내용 살펴보고 재깍재깍 집에 들여놓았더랍니다.
그시절엔 책 외판원이 집으로 다니며 방문판매도 했어요. 외판원이 가정방문하기 전에 나는 이미
새로 출간된 책들을 사다가 애들 눈앞에 대령 했지요. 커다란 판본의 두꺼운 어린이 백과사전까지.

우리집 아이들은 책을 잘들 읽기도 했지만, 책으로 또 자주 하던 건 소꿉놀이,
4*6배판인지 국배판인지 아무튼 큰 그림(畵)동화책을 세우고 쌓아서 집을 만들고는
배역을 정합니다. 큰애는 왕비를 하고 작은애는 공주를 한다면서
막내 동생(아들)에게는 무얼하겠느냐 묻습니다. "응~ 난 거지" ㅎㅎㅎ
"거지는 안돼. 왕자를 하던지 기사騎士님을 하던지 좋은 걸루 해" "싫어, 나 거지 할래"
그러면서 놀던 세 남매. 

그 시절이 그리운겐가.
지금이 허허로운겐가.

저 책을 수원가서 구입해 오면서 아들은 카톡으로
"엄마, 나도  이거 찾느라 즐겁던대?"

그애들 모두 늙어가고 있는 게 맞습니다. ㅠ_ㅠ

***

이러구러 새해 첫달이 후울쩍 사라져 버렸습니다.
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예고도 없이 붙어버린 감기와 열전을 벌인지 열흘 남짓
새로운 주, 새로운 달에는 새 힘이 솟기를 바래봅니다.

2월엔 좀 더 해피 !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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