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운동 다녀 오는 길
하늘엔 어여쁜 초승달이 하얗게 웃고 있었어요.
집에 돌아와 오늘 그림반에서 샤프펜으로 그린 것을 네거티브로 연출해 보고 팠어요.
초승달 곱게 뜬 밤을 느끼고 싶어서...ㅎ
저기 저기 컴컴한 하늘에 초승달 하나 만 그려 두면 딱인데.ㅋ
그려서 찍을 걸. (맨날 내 머리는 한 박자 늦어요. ㅠㅠ)
각설하고
'혼자 밥먹기'를 '혼밥' 이라 한다네요.
그 혼밥엔 등급이 있답니다.
그대는
어디까지 할 수 있나요?
오늘 아침 우리 모녀는 눈꼽도 떼지않고 집 부근의 먹자골목으로 향했다우.
'새벽에 전주콩나물국밥 먹는'걸 하고 싶다는 따님의 소원풀이 하려구.
(은비의 미션은 '이모~ 새벽 3시에 치킨 시켜 먹어 봐' 랍니다.
프랑스에선 꿈도 못 꾸는 그 기막힌 배달의 민족의 향연!!! ㅎㅎㅎ)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식당문 나서며 하는 말, "와아~ 이 시간에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니!!!"
콩나물국밥 집에서 큰애에게 물어보았어요.
"너는 혼자 밥먹기를 어디까지 할 수 있어?"
"혼자 짜장면 먹기?"
"그건 할 수 있어"
"혼자 고기집에서 고기 구어먹기"
"그건 못하겠는 걸?"
"그럼 '혼밥 영웅' 되시겠습니다. "
"엄마는?"
"나? 나는 물론 '신의 경지~' ㅎㅎㅎㅎㅎ"
* 편의점에서 혼자 밥먹을 수 있다 - 평민
* 후드코트에서 - 고수
* 중국집에서 - 영웅
* 고기집에서 - 지존
* 술집에서 - 초인
*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뷔페- 신의 경지
"그렇다면 엄마는 혼자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 뷔페에서 먹어 본 적 있어?"
"거기서 혼자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어서 아직 안먹었지만, 먹고 싶다면 먹을 거야."
"그럼 위의 장소에서는 모두 혼자 먹어 봤어?"
"아니지~ 편의점에선 못 먹어 봤어. 평민은 그냥 건너 뛴셈이네.후후~"
그대는
어디까지 할 수 있수? ㅎㅎㅎ
고수? 영웅?
신의 경지는 그런대로 할 것 같은데. 평민은 좀 어려웁겠죠?
편의점은 장소가 비좁으니, 어느 구석자리에서 웅크리기 싫어서~ ㅋㅋ
그러나 혼밥등급으로 보자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장소가 편의점이라니..???
서로 너무나도 빤히 바라다보이는 협소한 장소에선 불편하지 않을까,하는 내 생각.
딸 외출하고
혼자 이렇게 앉아 있으니, 이런 수다 늘어 놓을새도 있네욤~ 호홍^^
추워지려나 보아요.
어제보다 바람 매섭게 불고 기온 내려가고 있어요.
눈이나 펑펑 내려 주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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