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룩한, 봄
강 미 정
반으로 가른 봄배추 속에는 꽃대가 꽃망울을 송송송 단 채로 쪼개져 있다
눈물을 흘리며 썰던 대파도 꽃대 속에 꽃망울을 알알이 박아 놓았다
뱃속에 이렇게 많은 알이 슨 것을 보니, 죽어서도 눈감지못하고 뚜룩뚜룩 쳐다보는 것을 보니, 몸속, 무늬가 졌겠어,
아득하고 아득해져서 깊은 길이 났겠어, 생선 배를 가르며 하시던 어머니 말씀이 생각났다
봄에는 왜 이렇게 알 밴 것들이 많을까,
배란기 때마다 체온이 올랐겠지, 입덧으로 신 음식이 먹고 싶었을 거야, 낳을 때까지 먹고 싶던 홍옥 한 알처럼,
입이 달거야, 생각했다
그래서 봄만 오면 바람이 단가, 살갗이 툭툭 갈라지며 저렇게 꽃이 피고 몸속, 지울 수 없는 무늬가 지는가,
배가 불룩해 지는가,
목이 메어왔다
산더미만한 배를 안고 다리가 퉁퉁 부은 임신중독증의 그 여자가
신발 밑창 자르는 일을 부업으로 한다면서 끓여 내오던, 그,
야, 배고프면 잠도 안 오잖아, 물고기 눈으로 웃던, 그, 봄,
은비네 옆동네, 먼 구름꽃이 나무에 피었기에...ㅎ
틈새 포스팅.^^
은비방에서는 '국제시장'이 뱅글뱅글 돌아가고 있다우.
은비 등교 직후부터 다운받기 시작한 영화,
그옛날 국제시장 장사치들이 저자거리 뱅글거리듯 저리도 쉴 줄 모르고 돈다우.
어제도 돌려 두었건만, 외출 후 와서보니 어디로 증발해 버렸는지..ㅋ
밥솥에는 밥이 끓고
저 밥 고슬하게 완성되면 유부초밥 맹글어 애들 먹여야하는데,
백수 과로사 직전의 나는 왜 이리도 바쁜고얌~
오월이 나를 자꾸만 밖으로 불러내기도 하고.ㅋ
다시 은비컴에 가봤어요. 이제 1/4 남았네요.
기다리면 즐거움이 오리니.ㅎㅎㅎ
영화 다운받는 동안, 틈새에 시나 한 수 읽으려구요.^*^
'살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길로 온 책 (0) | 2015.05.17 |
---|---|
밀물 - 詩 정끝별 (0) | 2015.05.17 |
봄밤... 달과 詩仙의 詩와 (0) | 2015.04.04 |
참 좋은 당신 (0) | 2015.03.22 |
봄으로 살아요 (0) | 2015.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