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3 저녁 8시 무렵의 만월
月下獨酌
달빛 아래 홀로 술을 따르며
이백(李白)
花間一壺酒 꽃밭 가운데 술 한 항아리
獨酌無相親 함께 할 벗 없어 혼자 마시려
擧盃邀明月 술잔드니 밝은 달이 살며시 찾아와
對影成三人 그림자와 나와 달이 셋이 되었네
月旣不解飮 달이야 술 마시는 내 맘을 알랴마는
影徒隨我身 그림자 또한 그저 내 몸 따라 움직일 뿐
暫伴月將影 그런대로 잠시 달과 그림자 데리고
行樂須及春 이 봄 가기전에 마음껏 즐기리
我歌月徘徊 내가 노래하면 달은 서성이고
我舞影零亂 내가 춤추면 그림자 소리없이 나를 따르네
醒時同交歡 깨어있을 때는 함께 즐기지만
醉後各分散 취한 뒤에는 제각기 흩어지겠지
永結無情遊 영원히 함께하며 정으로 노닐려면
相期邈雲漢 이다음엔 은하수 저쪽에서 만나길 기약하리
창너머 어린 목련, 달빛 속에 웃는구나
아침,
간밤 천둥번개 요란하더니 밤새 봄비가 내렸는가.
촉촉히 젖은 대지의 살빛은 보드랍고
비 맞은 나무들은 한결 싱그럽다.
점심녘,
경찰서 민원실에 가서 작은애의 운전면허증 갱신한 것 찾아오는 길에
교보문고에 들러, 올초에 출판된 한비야의 책을 읽었다.
언제나 활기찬 기운을 뿜어올리는 그녀.
6년만의 책이라는데, 단숨에 다 읽고 일어섰다.ㅎ
어제 손에서 내려놓은 이화열의 에세이집이 더 좋다.
한비야 풍은 역시 내것은 아니야.
저녁답 어슬렁어슬렁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동녘엔 볼그레~한 연분홍빛 달이 솟았다.
보름 하루 전날의 만월,
창문 열고 하얗게 핀 꽃들과 휘영청 오르고 있는 달을
한 눈에 담아 오래도록 감상하였다.
꽃잎 흐드러진 봄밤의 만월은 슬프도록 아름답다.
.
.
<잔잔한 바다는 노련한 사공을 만들지 않는다.>
<길을 잃는 것도 길을 찾는 방법 중 하나다.>
한비야 책에서 얻어들은, 아프리카인들의 속담이란다.
2015. 4. 3.
이렇게 살아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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