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조의 프란시스 1세와 마리 테레사 황녀의 열여섯 자녀 중 열다섯 째로 태어난 마리 앙투와네트(1755-1793),
궁중예절과 음악은 물론 다방면의 교양을 익히며 천진스럽고 발랄하게 자란 공주는
당시 유럽내에서의 헤게모니 다툼으로 적대국이었던 프랑스로 1770년에 루이 16세와의 정략결혼을 위해 오게 되지요.
프랑스의 아름다운 5월,
열네 살을 갓넘긴 발랄한 이국의 공주는 베르사유궁에서 결혼식을 갖습니다.
첫날밤도 치르지 못하는 비리비리 루이 16세와의 신혼초야는 두고두고 화제가 되고 많은 억측스런 이야기도 낫습니다.
생기발랄하고 호기심 많고 열정적인 마리 앙투와네트.
프랑스 부르봉왕조의 왕비가 되어 어떠한 세월을 살게 되었는지 궁금한 분은 네이버 검색창에서<마리 앙투아네트 - 위키백과 >를 검색하시면
비교적 충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답니다.ㅎㅎ(죄송,^^ 더보기로 옮기기엔 너무나 많은 量이라서..^^)
'여왕의 시골 마을'에서 바라본 쁘띠 트리아농Petit Trianon(내부는 검소합니다. 루이 15세의 애첩 퐁파두루 후작부인을 위해 지었으나
완성되었을 때는 퐁파두르부인은 이미 죽었고 후에 마리 앙투와네트에게 선물함. 혁명 중에는 술집으로 쓰이기도 했다지요.
주변에 베르사유의 별궁인 그랑 트리아농이 있던데, 그곳은 루이 14세가 연인 매트농 부인과 살던 집이었답니다.
루이 14세답게 정원은 프랑스식, 별궁(그랑 트리아농) 내부도 화려해요.)
수수한 쁘띠 트리아농의 주방 불지피는 방법이 정겨워서 올려 봐요.ㅎㅎ
지난 연초 내집에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마리 앙투와네트]를 감상할 때
그녀가 첫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베르사유의 쁘띠 트리아농 주변의 시골 정경을 보고는
나는 그곳엘 무척 가보고 싶어했지요.
마리 앙투와네트가 첫딸을 낳고 선물받은 쁘띠 트리아농, 그 별궁 뒤에는 '여왕의 시골마을'이 있습니다.
지난 9월 하순, 한국으로 오기 직전에 나는 그곳엘 갔더랍니다.
가보니 영국식으로 가꾸어진 그곳은 이름 그대로 수수한 시골마을의 풍경이었지요.
나는 그곳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헤매다 왔는지, 밤 11시가 다돼서야 집으로 돌아 갔었지요.ㅎㅎ
내게 너무도 좋았던 마리 앙투와네트의 시골마을.. 시골 풍경... 이제 대강 보여 드릴게욤~^^
각 가옥들은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여기선 생략할게요.
물레방앗간도 있고, 마리 앙투와네트가 거처하던 농가도 있고
왕가의 신하들이 살던 집들...
이런저런 가옥들이 작은 한 마을을 이루고 있었어요.
닭이 꼬끼오~~
나른한 오후의 햇볕 아래
시골스러운 평화로움을 한결 넘치게 했어요.
닭, 멋지게 생긴 수탉과 알을 잘 낳는 토실하게 생긴 암탉을 기르고 싶다는 꿈. 이젠 버려얄 것 같아요.ㅠㅠ
(노천명의 '이름 없는 여인되어' 시가 떠오르며.. 마음이 또..좀.. 그럿네요.ㅠㅠ)
고요로운 시골, 저 머언뎃 마을에서 홰를 치며 울어대는 닭의 꼬끼~오~~~ 소리는 얼마나 좋던가요.
평화롭기도... 대상을 알 수 없는 그리움이 한꺼번에 화악 밀려오기도...
마리 앙투와네트도 그런걸 알아차렸을까요?
나는 이 농장을 몇번째 몇바퀴를 돌았는지,
포도밭 이랑에서 노는 닭들과 바삭거리는 포도잎들을 얼마나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었는지.
이곳에서 마리 앙투와네트는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을 꿈꾸었으며 무엇을 노래했을까요.
나는 왠지 이곳에서의 그녀를 자연인으로서의 '한 여자'로 생각하고 싶었다우.
정겨움이 넘치는 수수한 시골풍경. 누구든 그렇게 되어질 것 같은 곳이에요.
이 시골 마을 중에서 '여왕의 시골집'이라는 이곳이 가장 맘에 들어
자꾸만 셔터를 눌렀어요.ㅋ
.
많은 사진 중에 대강 내 좋은 것만 올립니다.ㅎㅎ
"불행 속에서야 겨우 인간은 자기가 누구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마리 앙투와네트가 혁명직전 어느 편지에 쓴 구절이래요.
1932년에 발표된 <마리 앙투와네트 베르사유의 장미>에서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1881-1942)는
[영리하지도 어리석지도 않으며 선을 위해 앞장 서지도 악을 행할 의사도 전혀 없는 평범한 여인]으로 앙투와네트를 묘사했다지요.
오스트리아 막강했던 합스부르그왕조의 귀염둥이 딸.
모짜르트가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 청혼을 했었다는 귀여운 여인.
혁명 당시 프랑스인에게는 사치스럽고 철부지로 알려진 마리 앙투와네트.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여인.
그러나 후대 누군가들은 그녀를 억측으로부터 바르게 재평가하지요.
역사가 재조명하게된 인물이었다면 더 좋았을것을.ㅋㅋ
.
.
그날 나는 높지막한 베르사유 정원에서 멀리 붉게 물든 황혼을 바라볼 수 있는 행운도 만났답니다.
어스름은 짙어지고 여왕의 시골마을도 어둠에 잠겨, 한덩이 검은 숲으로 적막함에 안겨있는 시각,
분홍빛으로 빛나는 화려한 궁을 자꾸만 뒤돌아보며 금빛찬란한 궁궐문을 나섰습니다.
밤은 깊어
파리로 가는 마지막 기차가 나를 기다려 주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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