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

eunbee~ 2014. 5. 21. 18:01

Etretat에서 저녁무렵 길을 떠났습니다.

708년에 세워지기 시작한 몽생미셸 수도원을 찾아 너른 평야와 가끔 눈에 띄는 낮은 구릉 

그리고 울창한 숲을 스치며 서쪽으로 240km를 달렸지요.

소와 양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초원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몽생미셸은 해발 82m의 암반으로 된 작은 섬에 세워진 수도원입니다. 

간만의 차가 매우 심해 만조때에는 물이 28m 가까이 차오른다네요.

4만5천 헥타르의 갯벌 위 암반지대에 올려진 '성체 수도원'이란 별명을 가진 몽생미셸은 

프랑스의 자존심이라 불리우는 수도원입니다.

초기에는 동굴형태였던 수도원이 800년을 거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지요.

한때는 1800명이 살기도 했다네요. 그 중 죄수가 1400명.ㅋ 

수도원 대부분의 방들이 감옥으로 쓰여지던 시절도 있었답니다.


1300여 년의 역사 위에 굳건히 서있는 이 수도원은 21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자치구역이랍니다.

시장님도 계시고, 우체국도 있고, 프랑스 사람들의 순례 성지이기도 하지요.

빅토르 위고 할아버지가 말씀 하셨답니다. "이집트에는 피라미드가 있다면 우리에겐 몽생미셸이 있다."


우린 그곳에 왔습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우리는 '미리 간이 된' 양고기 갈비로 저녁만찬을 가졌더랍니다.

프레 살레 Pré Salé, 소금기있는 초원이란 뜻으로, 소금기 머금은 풀을 뜯은 소나 양의 고기는

간을 하지 않아도 짭조롬하니 간이 잘 배어 있답니다.

부드러운 육질에 고소한 고기맛은 일품이었지요.




몽생미셸에 황혼이 내렸습니다.


폰카

폰카

폰카

디카






폰카




모두들 잠을 자라는데, 나는 잘 수가 없었어요.

내 작은 소망중 하나가 '보름달 뜨는 밤 몽*생*미셸에서 

바닷물에 잠긴 달빛과 몽생미셸의 실루엣과 하늘의 달이 

만들어 내는 풍경'을 보는 일이었거든요. 아뿔싸, 깨몽~

달 뜨는 방향과 수도원이 서 있는 방향은 반대방향.ㅠㅠ

더구나 만조시각도 맞아 떨어지지 않는....ㅠㅠ

애시당초 헛꿈을 꾼 것이지요.

이곳을 이미 두 번 왔었기에 꾸어보게 된 내 꿈이었다우.


그뿐만이 아닙니다.

7대가 선업을 쌓아야 만날 수 있다는 

해질녘 대만조 조건이 되고 날씨가 쾌청해야 볼 수 있다는 멋진 반영의 풍경을

그날 나는 꿈 조차 꿀 수 없는 여건이었더랍니다.ㅠㅠ


잠을 설치며 밖으로 나가

(무서웠어요. 호텔 뒤켠 풀밭을 지나 혼자 둔덕에 올라 달과 수도원과 갯벌을 보는 심정 아시나요? )

수도원과는 반대편에 둥그렇게 떠있는 보름지난 달을 바라봅니다.

달빛은 시리게 빛나고, 개울처럼 흐르는 좁다란 강줄기가 달빛을 안고 바다로 흘러들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물 위에 흔들리는 달빛을 고*마*운 마*음으로 바라보았지요. 에혀~

내 사는 일이, 내 꿈꾸는 일이 이렇게 헛꿈인 게야? 



다음 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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