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헬만 Juan Gelman 1930년 아르헨티나 출생. 멕시코 거주
여덟살 소년은 이웃집에 사는 한 소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녀를 위해 소년은 좋은 시를 적어 보냈다.
그래도 소녀의 사랑을 얻을 수 없자 결국 본인이 시를 쓰기 시작했다.
소녀의 마음을 얻지는 못했지만, 열한 살 소년의 시는 문학잡지에 실린다.
대학에선 화학을 전공했지만,어느날 중퇴를 선언하고 시인이라 선언했다.
첫 시집 [바이올린과 다른 문제들]1956년.
'그의 시는 중남미의 네루다풍 서정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네루다식 전통 서정시와 같은
시들로는 시대의 혁명적.혁신적 변화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헬만의 시는 노랫소리이자 다른 사람들을 노래하게 만드는 소리이다.'
'헬만은 스페인어 사용권 국가에 생존하는 최고의 시인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데 위험할 만큼 대담하고. 차라리 서글플 만큼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자세, 자신의 외침이 바로 자신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면서도 온 힘을 다해 절규하는 시가 바로 헬만의 시다.'
위의 말들은 중남미 작가들과 문학평론가들이 후안 헬만의 시를 말한 것 중 발췌.^^
한국에 도착한지 이틀 뒤, 내가 사는 도시의 교보문고에 가서 성초림 옮김의 후안 헬만 시집
[새 한 마리 내 안에 살았지]를 구입했다.
며칠을 천천히 읽었다. 몇 꼭지 이곳에 옮겨보자.
우리가 하는 게임
나보고 고르라고 한다면,난
우리가 많이 아프다는 걸 알 수 있는 이 건강함을,
이렇게 불행하게 살 수 있는 행운을 택하리라.
나보고 고르라고 한다면,난
순진하지 않을 수 있는 이 순진함을,
부정不貞하게 살 수 있는 이 순정함을 택하리라.
나보고 고르라고 한다면,난
그로 말미암아 증오할 수 있는 이 사랑을,
절망에 찬 빵을 먹는 이 희망을 택하리라.
하지만, 여러분, 여기에서
난 내 목숨을 건 내기를 한다오.
경계선
누가 말한 적 있나, 여기까지가 목마름,
여기까지가 물이라고?
누가 말한 적 있나, 여기까지가 공기,
여기까지가 불이라고?
누가 말한 적 있나, 여기까지가 사랑,
여기까지가 증오라고?
누가 말한 적 있나, 여기까지가 사람,
여기까지가 아니라고?
희망만이 말끔한 무릎을 가지고 있다.
그 무릎에 피가 흐른다.
지금은
난 네게 나의 피, 나의 소리,
나의 손, 나의 머리를 모두 맡겨 버렸어.
그리고 달콤한 오월의 어느 가을날같은
내 삶의 주인, 고독도,
그리고 하나 더, 나의 망각도,
네가 다 부숴 버리라고, 그래서 네가 오래도록
한밤중, 폭풍우 속에, 불운 속에
머물라고,
그리고 또 하나 더, 네게 나의 죽음도 주었어,
어둠의 물결 사이로 네 얼굴이 올라오는 걸 볼 테야.
그래도 아직 널 안을 수가 없어, 너는 불길 솟아오르듯
날 허물고, 날 세우고, 너는 빛처럼 어둡다.
*시인의 고향 아르헨티나의 5월은 가을이 한창 무르익는 시기.
움직이면 덥다.
브런치 후에 잠깐 나들이하고 왔더니...무척 덥다.
샤워기의 물줄기가 천국이다.
걸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만 착용하고,
지구 반대편에 사는 철이(Juan)랑 데이트한다.ㅎㅎㅎ
2013. 8. 30
한낮이 그 경계를 넘어선 시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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