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일몰 후

eunbee~ 2013. 7. 14. 23:58




일몰 후 높은 나뭇가지에 쬐는 일광은 붉습니다. 나무는 제 큰 키로 하루의 마지막 햇살을 좀 더 오래 내게 선물합니다.

그것이 고마워 자꾸만 나무꼭대기를 바라봤답니다. 요즘 황혼녘엔 늘 그래요. 저녁 햇살이 너무도 곱거든요.





해거름

나무 아래 앉아

황혼 속을 나는 까마귀떼를 본다

먼 하늘을, 먼 동네의 희미한 집들을,

그리고 멀어져간 날들을 본다.


..... 본다.



해는 저물고

서녘은 아직 붉다

시야에서 사라진 한줄기 양광은

높은 나무 꼭대기, 까마득한 꼭대기

나무가지를 통해 내게 머문다

하루의 마지막 햇살

저리도 머물고 싶은 걸.

머물게 하고

싶은 걸



땅거미 깃들어

까마귀들도 모두

제 보금자리에 깃들었나 보다

사위가 고요롭다.



허위허위 집으로 오는 길


해저문 하늘이 

너무도 푸르러 섧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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