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오늘 아침에

eunbee~ 2013. 4. 15. 17:18



사진 - 그저께 안토니의 '메종 데자르' 뮤지엄 정원에서, 풀꽃을 따고 있는 어여쁜 아기를 만났다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깬다.

은비가 학교갈 준비를 한다.

나는 누운채 폰을 열어 단편을 읽는다.

하루끼의, 여울물처럼 술술 읽혀내려가는 딱 내수준의 단편이다.

침상에 누워 잠들기 전과 잠에서 깨어난 직후의 '폰 독서'^^는 즐거운 일로 자리잡혔다.


은비가 등교를 하고, 우리는 커피를 마시고, 텔레마탕tele matin이라는 아침티비프로를 본다.

싸이의 '젠틀맨'이 뜬다. 모두 유쾌하게 흔들고 비비고 꼬고 실룩거리고... 즐겁다.

프랑스 사람들도 그 음악에 맞춰 그 동작을 즐기는 모습이 살짝 덧붙여 방영된다.

아무튼, 싸이 장하다.


작은딸이 다림질을 시작한다.

다리미는 쉬~ 슉~ 한숨같은 소리를 낸다.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그 소리에 나는 순간 내 한숨인가? 착각한다.

몰래 쉬는 내한숨을 저 다리미가 대신해서 시원하게 쉬어주는구나.

요즈음 자주 한숨을 쉬는 버릇이 생겨났다. 


무라카미 하루끼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

'상실의 시대'를 읽었을 적에, 뭔 이런 책을 가지고 온 세상이 떠들썩거리는 거냐고 했더니

동료교사 중 젊은 여교사가 ' 그것은 세대가 다르기 때문일 거예요. 젊은이들이 읽으면 열광하게 돼있어요.'라고

했던 이야기를 하니, 작은딸은 '하루끼의 문체는 읽는 사람을 매혹시키는 무언가가 있어. 그것은 간결하고 쉬운 문체 

때문이기도 하고, 그의 묘사는 매우 객관적이잖아, 주관적인 것이 매우 강한데 그것을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살짝 감추면서

누구나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매우 객관적인 것으로 빌어 묘사하는 테크닉이 그의 글을 대중적이게 만드는 것이지.

하루끼는 엄마 세대인데 하루끼의 정서는 시대를 한 발 앞서가는 세련된 젊은 감각이지'

뭔 소리래~~~


작은딸은 늘 '엄마는 시대를 앞서가잖아, 세상이 못 알아보고 몰이해해서 엄마가 외로운 것이지'라고 말했는데

오늘 아침 작은 딸과의 하루끼 이야기에서는

하루끼의 소설에서는 엄마의 정서가 듬뿍 들어있으니 그의 책을 좋은 눈으로 읽어보라 한다.

뭔 소리래~~~

다리미에서 나오는 그 한숨을 나는 또 몰래 쉰다.





어제 저녁에 말아 두었던 김밥을 우유 한 컵이랑 먹는다.

작은딸은 세탁기를 돌리고, 나는 책상에 앉아 이 짓거리 하면서....ㅋㅋ

오늘 하루가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이제 작은딸이랑 예약해둔 병원엘 갈 참이다. 작은딸은 왼팔이 뻐근하게 아프단다.

우리 먹여 살리느라 무거운 물이랑 우유를 너무 자주 들고 다닌 것이 이유일까? 에혀~~

내딸이 나 때문에 고생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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