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편린들

얘야~ 헷갈리느니라.

eunbee~ 2013. 4. 23. 21:09








자칭 소위 통합종교인이라고 말하는 나는

성당에 가면 성당식으로 기도하고, 절에 가면 불교식으로 기도하고

하물며 이슬람사원에 가서도 엉덩이 하늘로 치켜들고 절을 한 적도 있다.


이스탄불에 가서 그렇게 절하다가(체험으로 한 번 해 본 것) 우리 큰따님이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기에 그만 둔 일이있었다. 두 딸들이랑 함께 간 여행팀의 프랑스人 교수님은 큰딸에게 엄마를

말리라는 언질이 있었단다. 엥? 왜? 남의 성당에 가서 그네들 방식으로 예배하는 일은 좋은 건데....

큰애에게 부탁하지말고, 교수님 당신이 직접 내 엉덩이를 토닥여 일깨우지 그러셨소? 그런 마음만 들더라눈...ㅋㅋㅋ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을 새로 주조해서

새종을 울린다는 말을 들은 후에 두어 번을 새종소리 들으러갔으나

맘에 차지않게 듣고 왔는데, 며칠 전 Etats-Unis(여기 애들은 아메리카를 그렇게 칭함)에서 온 

블로그친구를 만났던 날에는

어찌나 자주자주 새종을 울려 주는지... 실컷(?)들었다.

매시 정각과 매 15분마다, 부지런히도 오래오래 울렸다.

얼마전에 듣고는 실망한 그 종소리.

그날은 실컷 들을 수 있었지만, 역시 실망스러운 미진한 느낌.


새종소리는 하모니는 있을지 모르지만(아름답지도 않다, 결코) 드라마틱함이 결여되었다.

그전의 종은 와그르르르 울릴 때 듣노라면 매우 극적인 울림이 우러나던데.

새종소리는

여리고 힘없고, 지루하게 반복되는 단조로운 멜로디에, 멋진 울림이나 여운이 없다.

우리네의 그 맥놀이 현상은 더더구나 찾을길 없고...

귀명창들에겐 새종소리가 아름다우려나?

에잉~ 어쨌든 실망이다.

더더구나 새종소리엔 콰지모도가 담겨있을리 만무한 소리.ㅠㅠ

에스메랄다의 슬픔이 있으려나? 억지춘향으로 말하자면?ㅋ




                           소르본느가 보이는.... 아니? 팡테옹이닷.ㅋ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건립 8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나도 묵주 하나 장만했다. 대성당 안에 있는 성물샵에서.


그 묵주를 주머니에 넣고 소르본느와 팡테옹이 있는 거리를 산책하며 만지작만지작 

묵주알을 돌릴 때, '마하반야 바라밀'이 입에서 저절로.

에잉? 이 거이 뭔 별일이래?

성당 묵주를 돌리며 바라밀 염송을 하다니?

혼자 웃는다. 어이 없어서...

입에 익은 것은 쉽게 버릴 수 없나보다.ㅎㅎ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씀 드렸다. 부처님께, 하느님께.


용서 하소서.

이 우매한 중생, 이 천방지축 어린양,

사람은 하나만 사랑하고프나, 절대자 당신들에겐

손에 잡히는대로, 눈에 들어 오는대로, 마음 흔들리는대로

뛰어들어 안기고 싶사옵니다.


살펴 안아 주옵소서

그러기에 구원의 神이 아니겠는지요.

오직 당신만의 편이어야 한다고, 편애하지는 않으시겠지요.


얘야~ 우리가 도통 헷갈리느니라.하시지 마시옵고

두루두루 보듬어 일깨우고 도와주소서.

그렇잖아도 한없이 나부끼는 오갈 데 없는 중생이옵니다.

아멘~

마하반야 바라밀~



그래도 헷갈리신다구요?

그러면 이 중생이 알아서 찾아 들겠사오니 

가만한 웃음과 사랑만 주시어요.


사실은 저를 안고있는 神은 自然이랍니다.ㅎㅎㅎ




2013. 4. 23. 일기 끝



**

오늘은 은비아빠가 휴가 오는 날.

우린 오늘부터 파티분위기에 휩싸여 며칠을 보내다가 

여행 떠난다. 하하하~ 


예수 님, 부처 님, 감사합니다.

이 말씀은 진심으로 드리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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