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사랑의 자세.... 詩 염명순

eunbee~ 2013. 3. 23. 20:39





사랑의 자세


                                                       염 명 순


 우리 시대에 사랑의 자세만큼 어설픈 자세가 또 있을까,

메아리 없는 산을 알고 있다는 그대의 편지를 받습니다

그대의 사랑은 깊은 산 어디에 또아리 틀고 있다 봄이면 

일제히 핏빛 꽃무더기로 피어오릅니까 꽃이 졌다 피는 일

처럼 그대의 사랑 담담해지면 그대 숫된 사랑도 어여쁜 첫

눈처럼 버팅기는 마음 풀어 낮은 겨울 하늘에 날리다 쌓이

고 스러져 겨울 산은 더욱 깊은 줄 우린 모두 알고 있듯 봄

이 되고 여름 오는 소식 푸르고 아린 입술 부빈 뒤 불쑥 웃

자란 신록의 이름으로 띄워보내리라 믿으며 우리 시대의

사랑의 체위는 마냥 어설프지만 그대 시름도 사무치고 사

무치다 보면 맑은 눈 틔우고 어설퍼서 애틋한 사랑일 터인

데 부디 그대 좌절의 한구석이  내가 아니기를.....춘설이

분분하여...... 이만 총총.







2013. 3. 23


아들이 뒤셀도르프로 출장을 왔다.

5박 6일 일정이지만 시간이 나지않아 파리엔 올 수 없단다.

프랑스로 출장을 왔을 때는 만날 수 있어 좋았는데...

늘 그리운 아들이 가까운 이웃나라에 와있다는 것만으로 보고픈 마음은 더욱 커진다.

에혀~ 우리들의 소중한 세월이 이렇게 가고 있다니....

작은딸은 떼제베로 4시간이면 오는 거리인데, 닷새밤이나 자면서

이곳에 와서 우리랑 하룻밤만 자고 가지,라고 아쉬워서 아쉬워서.. 쫑알거린다.


작은딸과 내며느님이 오늘 아침 주고 받은 폰 문자 메시지.

'남편 없는 동안 편히 푹~쉬셔.'

'아예 거기서 쭉~ 살라고 했어.'

'남편 집에 도착하기 전에 이사해~'

'그래야 할까봐~'


'이 지지배들.. 참...'ㅋㅋ 

시엄마는 

웃었다.


.

.

.


parc de sceaux

봄날은 조용히 흐른다.

푸른잔디 위에서 아른대는 아지랭이가 

.... 한참이나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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