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에서의 휴식이 너무 좋아 발걸음 옮기기 싫은 우리들은 언덕을 오르기로 했다.
'마케도니아의 예루살렘'이라는 별칭을 가진 오흐리드에는 교회가 무려 365개나 있단다.
면적 384㎢ 정도 크기의 도시에 그많은 교회가 있다니 특별한 호칭이 붙을만 하다.
많은 교회를 건축하게된 것은 9세기 후반에 불가리아인에게 정복되어
슬라브인에 대한 宣敎의 거점이 되었던 연유에서라고 한다.
10-11세기에 축성된 요새의 유적과 많은 성당과 비잔틴미술이 남아있고 호수가 아름다워,
1980년에는 오흐리드와 오흐리드湖가 각각 유네스코 세계문화/자연유산으로 선정되었단다.
언덕으로 오르는 마을 중앙에는 성소피아 성당(11세기 건축)이 있다.
성당내부는 볼 수 없었다. 문이 잠겼었나? 모르겠네. 그냥 안내하는대로 따라갔으니...ㅠ
이 밖에도 성클레멘스 성당(1295년 건축) 등 수많은 성당들은 오스만제국 통치시대(1389-1912)에
대부분 이슬람사원으로 개조 되었다고 한다.
성소피아 성당의 뒷부분.
언덕을 오르니 호수가 시원하게...
가파른 언덕의 돌계단이 시작되는 곳부터 착한개가 나를 따라왔다.
한참이나 따라 왔다. 개들은 나를 무척 좋아해~^^ 아니? 내가 멍멍이와 냥이들을 좋아하지.
들꽃이 반가워서 한컷 더 담고...ㅎ
그러는 사이 내 스카프 한자락을 입에 물고 힘껏 잡아당기며 장난을 걸어오는 착한 개.
나도 힘을 다해 그의 이빨사이에서 스카프 자락을 빼낸다. 개는 놓치지 않으려 뒤로 물러서며 계속 당긴다.
이러하기를 몇 차례. 빼내면 다시 물고...다시 물고...
은근히 걱정이 된다. 앞서가던 일행 중 한 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개가 나를 무척좋아하나 보라고 말한다.
스카프를 놓아볼까, 녀석에게 으름장을 놓을까, 잠시 망설이다가, 안돼!! 이 거 놔~ 안 돼!! 하면서
자기의 머리를 쓰다듬으니, 스카프 자락을 놓아준다. 어휴~ 잠시 겁먹었네. 와락 달려들까봐.ㅋㅋ
개를 무척 좋아하지만, 한사코 스카프를 물고 늘어지는 녀석에게 잠시 겁먹었다.
스카프를 물고 당기는 힘이 얼마나 세던지.. 순순히 스카프를 놓아주고 앉아서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는
녀석을 두고 가려니 또...이눔의 가슴밑바닥에서 살살 물결져오는 연민...에혀~
그렇다고 너를 데려갈 수는 없잖니?
잘 지내고 있지?
사진속 녀석을 쓰다듬어 본다. 사람의 정이 그리운 녀석.
난 널 오래오래 기억할거야~. 너도 나를 기억하고 있지?
데려와서 함께 살 수 있는 처지라면 얼마나 좋을까.
언덕 꼭대기에는 성당이 또하나 있고, 성당엔 미사를 드리는 시간.
그래서 들어갈 수 없다고? 이상하네. 미사시간에 들어갈 수 없다니... 좁은 공간이라서 방해가 될까봐 못 들어간단다.
ㅋㅋㅋ~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구?
언덕에서 내려올 때는 호반길로 내려온다.
오르던 길로 가면 착한개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아쉽다. 서운하다.
나도 뛰어들고 싶어~~
오던길 다시 걸어...
맑은 물 속을 들여다 보기도 하고...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맑고 깊은 호수를 떠난다.
언덕 위에서 장난걸어오던 착한 개를 마음에 안고....
세상에는 스쳐지나는 인연이 참으로 많다.
그래도 난 그 인연을 가슴에 안고..새긴다. 그리고..오래오래 반추한다.
'발칸반도 '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바니아의 수도 Tirana를 스치고... (0) | 2012.06.18 |
---|---|
오흐리드에서 마케도니아에게 안녕을~ (0) | 2012.06.15 |
오흐리드湖 (0) | 2012.06.15 |
호수의 도시 오흐리드 표정 (0) | 2012.06.14 |
Hamam에서 지친 때를 씻어볼까나? (0) | 2012.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