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 '12

흑해를 만나다

eunbee~ 2012. 6. 1. 02:44

 

 

바르나Varna 시내를 벗어난 버스는 동쪽으로 달려 흑해에 닿았다.

 

우리는 버스만 타면 오늘은 어느길에서 헤맬 것인가가 궁금해 진다.ㅋㅋ

루마니아 여행사소속인 버스와 그차를 부쿠레슈티부터 몰고 온 루마니아인 기사님은

길을 몰라 이곳저곳에서 되돌리고, 한참을 언덕을 오르다 다시 내려와 좁은 숲길로 접어들고,

그곳도 아니라서 다시 나와 왔던 길 다시 가고...한국부터 동행한 가이드는 짜증을 한없이 내고...

그러느라 우리의 여행이 더 엉망이 되었다. 그래도 여행 베테랑들만 모였는지, 그 누구하나 불평도 없고

내색도 하지않는다. 내 길동무 돼지띠 59년생이 막내였으며 제일 윗 언니가 내일모레면 80이라고 하니

평균연령도 높지만 여행 이력도 대단들 한가보다. 우리를 여행사의 개척루트의 실험용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이 여행을, 여행 매너좋은 일행들의 너그러운 마음가짐과 1분도 늦지않는 시간엄수로 인해

별다른 일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 가이드야 기사에게 짜증을 내건 말건 우리끼리 즐거웠다.ㅎㅎ

오히려 착하고 순진한 (말만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기사를 우리모두가 참으로 좋아해서 가이드의 그런 행동들이

안타깝고 기사를 동정하고 이해했던 분위기다. 가이드도 길을 모르니, 그리고 안가본 장소도 있으니

고생을 하는 건 마찬가지. 그래서 우리 모두는 기사나 가이드를 안타까워했다.

 

 

바다를 옆에 두고 버스는 어디로 내려가야 주차장이 있으며 어디로 내려가야 저 바닷가로 내려가는 입구인지를 모르니

한참을 뱅글뱅글 돌기도 하고, 좁은 길에서 후진하느라 애를 쓰고...겨우 찾아서 버스를 세울 수 있었다.

기사도 가이드도 내길동무와 나만큼 길치인가 보다.ㅋㅋ

그러니 우린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 길치 사정은 길치가 안다.ㅎ

 

여행 내내 우린 후진을 해서 길을 다시 접어들어야 했고, 가던길을 되돌려서 와야하는 일이

한번이라도 생기지 않으면 하루가 끝나지 않았다. 돌아오는 뮌헨 공항에서까지 그랬으니...참으로 대단한 기록이다.

어느때부터인가 버스속의 24명이 모두 운전을 하더라는...ㅋ

모두 입으로 운전을 하며, 후진을 돕고, 주차를 돕고, 길을 찾고, 눈설어 잘 읽지도 못하는 이정표를 살피고...

그 또한 재미나더라구. ㅎㅎㅎ 그러던 우린 어느새 착한 루마니아 기사를 사랑하고 있더라눈...ㅋ

헤어질 때는 정해진 팁외에 따로 추렴해서 스페셜팁도 건내고, 감동받은 루마니아 기사는 단체 사진도 찍자고 하고...

불편함을 즐거움으로 바꿀줄 아는 우리팀은 참으로 훌륭한 여행자들이었다.

그러자니 여행 내용은 참으로....ㅠㅠㅠ~

 

 

흑해는 보스포러스 해협, 마르마라 해, 다르다넬스 해협, 에게 해, 지중해 등을 통해 멀리 떨어진 대서양과 연결된단다.

 

 

내일 모레가 80이라는 분과 그친구가 모래위에 앉더니

사진을 찍는 내게 말을 건낸다. "아니~ 황금모래밭이라고 하면서 흑해가 아름답다고 하더니, 이 게 아름다운 거예요?"

나는 말없이 어깨만 가볍게 으쓱하고는 셧터를 눌렀다. 그분 말이 맞다. 아름답지도 특별하지도

그 무엇하나 예까지 애를 쓰며 달려올만한 매력은 없었다. 그러나 흑해!!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해야지.

여행이란 좋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늘 듣기만 하고 늘 궁금해 하던 곳을 볼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않던가.

이래뵈도 여기는 흑해!!, 그리고 저 모래는 황금모래라고 하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모래.ㅎ

 

 

 

 

 

 

 

 

 

휴양지와 해수욕장으로 인기가 있다는 이곳에는 호화 호텔들이 있고,

호텔 앞에는 바닷물보다 더 파란색을 띤 수영풀이 있었다.

 

 

 

길동무가 행복하게 웃는다.

우린 어찌되었든 늘 이렇게 즐거운 미소를 날릴 수 있어서 좋았다.

 

더보기

흑해는 고대 테티스 해의 잔류성 분지에 해당하는 곳으로 현재의 모습은 대략 4,000만 년 전, 소아시아에서 일어난 구조적 대변동으로 카스피 해 분지와 지중해가 갈라졌을 때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새로 형성된 흑해 분지는 점차적으로 대양에서 고립되어 염도가 낮아졌으며, 서서히 카스피 해 지역과도 분리되었다. 흑해의 염도는 다른 대양들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이 바다의 중요한 특징은 상층 해수면에서 산소 융해가 일어나 풍부한 바다 생물의 서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중앙부의 수심 155m 이하(가장자리에서는 그보다 2배 더 깊은 지점 )에서는 용해된 황화수소 응집체가 퍼져 있기 때문에 산소가 없다. 그결과 이곳에는 특별한 적응력을 갖는 박테리아만 서식할 수 있는 포화상태의 '죽은' 지대가 형성되었다. 이 지대에서는 자연적인 생물학적 과정이 주요인이 되어 가스가 생성되고 있으며, 이렇게 생성된 가스는 보다 산소가 많은 해수면 사이와의 교류가 미약하여 계속 누적되고 있는 상태이다. **다음백과사전 검색

 

 

흑해를 벗어나 한참을 어디론가 달린다.

뽀비띠까마니라고 하는 검은 돌 숲으로 간단다. 바다였던 곳이 5000만년전 융기되어 신비한 석주를

세워두고 있어, 그곳에서 비를 맞으며 맨발로 돌 위에 서있으면 효험높은 氣를 받는다나 어쩐다나.ㅎ

氣받을 필요가 모두들 없는지 아무도 신발을 벗어던지는 사람이 없다.

비가 보슬거리는데, 누군들 신발을 벗으랴. 가이드님! 그대가 가장 피곤할 듯하오니 그대나 氣 왕창 받으시어요.

 

 

 

 

 

후진 두 번, 가다가 되돌아오기 한 번...그런 다음에 우린 호텔로 올 수 있었다. 하핫

 

 

호텔에서 내려다본 바르나의 공원을 낀 중심가에 위치한 동네. 멀리 바다도 보이고...

 

 

 

거리엔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오늘도 이렇게 종종거리며 다닌, 여행이란 이름의 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흑해라는 거무튀튀한(날씨가 구름잔뜩, 비 보슬보슬이니 당연 거무틱~) 바다를 만났다.

궁민해꾜 때부터 지도책에서 봐왔던 흑해~ 그곳을 만났으니 얼마나 반가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