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 '12

바르나에서 알바나시 마을까지

eunbee~ 2012. 6. 3. 23:50

 

 

발칸여행 나흘째, 아침을 맞았다.

호텔 창밖으로 아침노을이 붉다. 발코니에 나가니 부지런한 여행동행들은

이미 꽃단장을 마쳤는지 줄줄이 발코니로 나와서 옆방도 그 옆방도 또 그 그 그옆 옆방도 모두 사진기를 들고...ㅋ

세수도 안한 나도 디카하나 달랑 내밀며 열심히 셧터누르기 돌입! 항상 용감해. 이 겸손스런 디카하나 달랑들고...ㅎ

 

 

 

왼쪽 옆방 발코니의 신사께서는 셧터를 누르면 찰카닥! 명쾌한 소리가 나는 카메라다.

저 하늘금을 모두 넣고 싶은데 이디카로는 안되네요, 했더니 당신카메라는 그런 기능이있다면서

차르르르르륵~ 소리내면서 연속촬영을 한다.왼쪽에서 시작해서 오른쪽으로 앵글이동하며, 보라는 듯이...ㅋ  한개도 안부럽다. 뭐~~

내길동무가 어제 내귀에 대고 속삭였지롱. 카메라가 명품이면 뭘해. 사람이 명품이라야지. 라고...흐흐~

세 신사 중에 매너가 좀~ 없게 행동하셨었지. ㅋㅋ 그래서 내 길동무에게 찍혔다.

 

 

난 뭐~대강 이정도로. 시네마 스코프가 아닌들 어떠랴. 이러면서 위로를...ㅎ

그런데 옆 발코니 신사분이 새를 한마리 잘 찍고 싶은데 프레임에 들어오질 않는단다.

나는 한 마리 잡았어요. 하면서 윗사진 보여줬다. 어머나~ 큰놈 잡으셨네요~ 하더라구. 캬~ 약올르지롱요? ^&^

길동무랑 꽃단장 끝내고 아침 산책으로 호텔부근을 돌아 보자 했다.

 

 

여기는 바르나Varna. 아직 바르나라는 걸 잊지말아야지. 하도 정신이 없는 여행이라서 이렇게 가끔 확인해줘야 한다.

 

18?? 년도의 건물이라고 써있던데, 사진에서 보일줄 알았더니 까마득하니 보이질 않네.

에구~ 이럴땐 옆 발코니 신사분의 차르르륵 소리내며 찍혀대는 그 사진기가 부럽당~ 하핫

 

 

얘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니? 그런거야?

난 괜찮으니 우울해 하지말자. 까짓 사진기가 뭔 대수냐? 길동무 말처럼 사람이 명품이 되려고 애쓰자. 하핫

 

 

바르나에서 만난 불가리아 사람들의 성향은 틈만 있다하면 그리고 붙이고...

참으로 재미난 사람들인 것 같다. 입체적으로 튀어나온 어떤 시설물인데(전기배선상자?), 그곳에 그려놓은 사람을 자세히 보자.

왼손의 두손가락 싸인은 뭘까.

사과에서는 벌레도 기어나와요.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으니... 레스토랑에서 껍질채 나오는 사과 잘 보고 먹어야겠네.

저렇게 벌레가 기어나올지도....ㅋ 사과랑 벌레가 그려진 위치선정도 절묘해~ㅋㅋ

가이드가 기쁜 여행을 마련해 주지않으니, 이렇게 내혼자라도 즐겁게 즐겁게....

 

 

 

목요일날 이른아침의 거리는 한산하다.

 

 

고풍스런 성당도 있고,

 

 

아침을 여는 뚱보아줌마를 만날 수 있어 그나마 반가웠다.

 

 

그라피티가 여기도 무성하군. 아무튼 그리고 칠하고 붙이는 거 엄청스리 좋아해.

 

 

초등학교 건물이었군. 아니 벌써 등교야? 니네들은 잠도 안자고 학교 오니?

지금 일곱시가 막 지났을 뿐인데.... 부지런한 초등학생이 있는 불가리아의 미래여 영광있으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그건 너!! 바로 너!! 밝게 웃는 어린이들~ 바로 너야!!!

 

 

틈새에 마리오네뜨도 그려놨구요.

 

 

우리가 산책을 하다가 호텔에서 너무 멀리 떠나온 것 같아 불안하기에(식사시간에 너무 늦을까봐)

어느 젊은남자에게 길을 물었다. 이길이 카지노로 가는 길 맞나요?

그 젊은남자는 모른다네. 길동무가 내게 말한다. 새벽댓바람부터 웬 동양여자들이 '카지노!'를 물으니 이상한가봐~.ㅎ

호*텔* 카지노라고 강조할걸.^^

 

 

와우~ 불가리아에 와서 대박난 느낌으로 행복했던 요거트 한 사발!

뷔페메뉴엔 항상 걸죽한 요거트가 커다란 '양푼이'^^로 하나가득, 그리고 맑은 요거트가 유리병으로 한가득..

무한 리필~~ 얼마나 행복한지. 쏘시지나 쏘시쏭은 거들떠도 안보고 시리얼이나 바나나를 잘라서 요거트에 넣고

얌얌 맛있게. 그리고는 토마토와 피망과 약간의 야채와 치즈로 샐러드 만들어 먹고, 열량을 위해서 스크럼블 한수저 퍼다 먹고...

커피로 마감. 뷔페로 나올 경우 나의 여행 동안의 대부분의 식사내용이다.

 

 

기억하시나요? 바르나 시장구경할 때 돌돌말아서 팔던 그 나뭇잎 같은 것을?

이것이 바로 그 잎으로 만든 음식, 길동무가 알아낸 것(눈치 챈것). 고기랑 채소를 다져넣고 잎으로 돌돌말아서 쪄낸 음식.

보통크기의 올리브가 저렇게 통통하게 찍혔으니, 저 잎을 말아 만든 음식의 크기가 얼만할지 짐작이 가죠?

 

 

아침식사 마치면 잠시의 휴식 후 길을 떠난다. 넓디넓은 벌판을 지난다. 이젠 사진 찍을 마음도 달랜다.

그풍경이 그풍경이니.... 그러나 너른 들이 푸르고 푸르게 펼쳐진 풍경에는 질릴줄 모른다.

더러는 산길로 들어서서 해발 1000미터 이상의 고지도 넘고 너른 들판도 하염없이 지난다.

가다가 오일스테이션에는 꼭 들른다. 생리현상 해소를 위해. 나는 해바라기밭 가까이 가서 해바라기를 찍는다.

'해바라기'라는 영화의 입큰 여자 소피아로렌을 떠올리고, 발칸의 전쟁터를 덮어버리던 흰눈밭을 생각하며...

 

언제부턴가 유럽의 해바라기밭이 유채밭으로 변해버렸다.

내가 처음 여행을 시작하던 80년대 중반에는 이태리 들녘에는 해바라기꽃으로 장관이었으나

지금은 그 어느 유럽을 간다해도 유채꽃으로 노오랗다.

 

 

바르나를 떠난지 4시간 가까이 지났다.

우리는 벨리코투르노보Veliko Turnovo라는 도시 부근 외진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알바나시'라는 마을이란다. 건물의 2층으로 올라가 폼나는 음식을 먹었는데...

 

 

머리통만한 빵은 담백하고,

치즈를 올린 채소에는 내 입맛에 맞게 올리브오일과 발싸믹식초를 얹어 샐러드로 먹는다.

가는 곳마다 불가리아의 빵은 담백하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이름모를 요리가 나왔다. 보기 좋은 떡이니 먹기도 좋겠지?

치즈와 허브를 얹어 마감한 이요리는 생선을 그 밑에 숨겨둔 송어찜이었다.

맛? 그냥 뭐~~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것만은 아니니까.

길동무랑 나랑은 한국 가면 이런 그릇만큼은 꼭 준비해두자고 이야기했지.

도자기 그릇이 입맛을 돋운다면서..

 

 

점심 식사 후, 알바나시 작은 마을 구경을 나섰다.

나랑 이여인이랑은 사진을 찍다보면 늘 만난다. 이렇게....

이여인네 일행은 회갑기념 여행을 떠났단다. 그런데 모두 40대 중,후반같아~

요즘엔 사람들이 세월을 나이로 안먹고 무얼로 흘려 보내는 거얌?

 

 

알바나시 마을의 담장이나 벽은 돌로 쌓아 만들었고, 돌을 몇층 쌓아올리고는 나무를 가로대어서

기후변화에 따른 수축 이완시의 무너짐을 방지한단다. 이들은 잉카사람들이나 우리네 조상처럼 돌을 다루는 솜씨가

완벽치 못하고 쬐끔 부족했나보다. 돌을 다듬어 틈새하나 없이 맞물리게 하는 기술을 우리조상께 배우러 올 것이지.

 

 

이런 정경을 보면 자꾸만 쿠바여행이 떠오른다.

쿠바 트리니다드에서 만난 레이스 짜는 여인~ 그 여인에게서 사온 은비네 식탁보.^^

 

 

이콘을 파는 아저씨.

이콘을 보면 생트페떼르부르그가 생각나고...참으로 생각나는 것이 많은 나!

그런데!! 여기서 찜찜한 것 한가지. 불가리아 가이드가 러시아가 사용하는 문자는 키릴문자와 다르다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핀란드 국경부터 생뜨페떼르부르그까지 오면서 익힌 그 러시아글자들이 틀림없이 키릴문자와

똑 같았는데... 왜 아니라고 할까? 질문을 잘못했나? 그가이드에게 질문을 하지말고 그럼 누구에게 했어야 했담?

러시아 문자도 키릴문자인지 또 어디서 찾아 봐야 겠다.(숙제 하나 생겼다. 귀찮아도 궁금한 건 못참아~'내일이면 잊으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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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릴 문자는 러시아어를 비롯한 옛 소련의 언어들, 불가리아어·세르비아어를 표기하는 데 널리 사용된 문자이다. 9세기의 그리스 언셜체 문자에 바탕을 둔 키릴 문자는 '슬라브족에게 파견된 사도'인 그리스의 두 형제(키릴 문자라는 이름의 기원이 된 성 키릴루스[또는 콘스탄티누스]와 성 메토디우스)가 만든 것으로 여겨진다. 슬라브어는 음운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 소리를 표기하기 위해 원래는 43개의 자모가 만들어졌다. 이 자모들은 그리스 자모에서 유래했거나 그리스 자모들을 결합하여 만들었으며, ts, sh, ch, shch 등을 표기하는 키릴 자모의 경우 히브리어에 바탕을 둔 자모도 있었다. 키릴 문자로 씌어진 최초의 문헌은 성 키릴루스와 성 메토디우스 형제가 9세기에 번역한 성서와 다양한 교회 문서였다.

근대 키릴 문자인 러시아 문자, 우크라이나 문자, 불가리아 문자, 세르비아 문자 등은 원래의 문자를 변화시킨 것인데, 대체로 쓸모없는 자모를 없앤 것이 변화의 핵심이다. 근대 러시아 문자는 32개의 자모를 갖고 있으며, 불가리아·세르비아 문자는 30개 자모, 우크라이나 문자는 33개 자모를 갖고 있다. 근대 러시아 문자는 또한 슬라브어가 아닌 옛 소련의 많은 언어에 적절히 변형되었으며, 근대 러시아 문자에 특별한 자모를 추가한 경우도 있다.  **다음 백과사전에서 검색

 

 

어느 오래된 교회.

붉은 기와와 불규칙한 모양의 붉은 색조의 돌과 가느다란 붉은 벽돌과... 거기에 나무문들.

같은 톤의 색과 재질들의 조합이 이루는 하모니는 참으로 아름답다.

 

 

저 처마밑 벤치에 앉아 어디로부터 날아오는지 모를 나무향을 맡으며

오래오래 먼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길만 떠나면 남의 집 대문이나 번지수는 왜 이리도 찍어대는거얌?

난 아무래도 이렇게 만난 낯선집의 대문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것이 틀림없을 게다.

아니면, 이집에 사는 그누군가를 만나 보고 싶은 걸까?

 

 

정겨운 돌담길을 돌아돌아~

 

 

잠시 스친 심심한 멍멍이도 잊지 말자 안고 오고...

 

 

내가 좋아하는 레이스뜨개작품 또 보고...

 

 

알바나시의 전통가옥을 구경하러 어느집엘 들렀다.

실내구경은 불가.

 

 

뒤꼍으로 돌아가니 이렇게 어여쁜 출입문이 부엌으로 통하고

 

 

현관문은 예술공예품 같이...

아름답기도 하여라.

 

 

또 다른 문.

 

 

뒤꼍에는 우물이있는 초록색 뜰이 돌과 나무로 된 건물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저만치 돌담 아래엔 고양이 한마리~ 항아리 위에 동그마니 앉아서 먼곳을 바라본다.

얘~ 뭐하니?

까비처럼 뭉툭하게 생겼네.ㅋ

 

 

 

산등성이에서, 들녘에서, 휙휙 지나치는 꽃들을 아쉬워하다가 이렇게 가까이에서 만난

개양귀비가 얼마나 반갑던지....

 

그런데 알바나시는 어드메 있냐구요? 나도 몰라요. 지금은 장미축제로 유명한 '카잔루크'의 장미축제기간이 아니라서

계획되어있는 여행사의 여행계획을 수정, 임시변통?^^으로 이곳을 찾았기에 설명도 대강인데다가

어느곳에 있는지도 모르고 실어다 부려놓는 곳에서 점심먹고 마을 한바퀴 돌았으니...

현지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옛날 귀족들의 가옥이 지금은 호텔로 바뀐 '옛귀족마을'이라고 해요.

이렇게 대강~ 돌아본 걸로 마치자구요.ㅎ

 

그러나,

핀치러너pinch runner로 나온 알바나시는 참으로 정겨운 마을이었다.

반가웠어 알바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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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키릴문자(Кириллица)는 10세기 그리스 출신인 키릴로스와 그 형인 메토디오스가 만든 글라골 문자에서 비롯 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그들이 키릴 문자 자체를 만든 건아니라 합니다. 고대 키릴 문자(슬라브어조)는 5세기경에 이미 불가리아에서 만들어졌다는게 요즘의 정설입니다.  다만 키릴 형제가 그리스어를 본따서 글라골 문자를 만들면서 현대 키릴문자의 표본이 되었다고 해서 키릴이라 칭한다 합니다.  러시아어는  18세기초 러시아의 황제 표뜨르 대제가 문자 개혁을 단행하여 지금 쓰고 있는 러시아어가 된겁니다.  현재 공통으로 쓰는 키릴문자는 러시아어입니다.

* А(A아) Б(Be베)  В(Ve베) Г(Ge게) Д(De데) Е(Ye예) Ё(Yo요) Ж(Zhe졔) З(Ze제) И(I이) Й(I 짧은이) К(Ka카) Л(El엘) М(Em엠) Н(En엔) О(O오) П(Pe페) Р(Er에르) С(Es에스) Т(Te테) У(U우) Ф(Ef에프) Х(Kha하) Ц(Tse쎄) Ч(Che체) Ш(Sha샤)Щ(Shcha,쌰, ʃtʃ) Ъ(경음부호) Ы(의) Ь(연음부호) Э(E에) Ю(Yu유) Я(Ya야)

* 러시아,우크라이나, 몰도바, 세르비아,루마니아,몰도바, 불가리아, 아제르바이잔, 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등), 크로아티아, 그루지아(일부지역) 몽골 등이 키릴문자 사용국가

* 키릴문자로 대한민국은 한국인 발음으로 쓰면 Тэханминкук 이고 글자 그대로 쓴다면 Дэханмингуг 이겠죠. 러시아어로 하면 Республика Корея(리스뿌블리카 까례야) 입니다. **다음 지식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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