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법주사의 풍경 (나는 중요할 때 자주 디카를 잊어요. ㅠ)
며느님네 친정엄마 생신에 초대 받았어요.
귀국하자마자 아들 며느리랑 속리로 가는 길은 싱그러운 산천초목과 함께 내 기분도 싱글생글~
며느님 엄마랑 쑥도 뜯고, 나물도 캐서, 속리 특산 한우랑 야채곁들여 생신 전야제를 가졌답니다.
아들네와 며느님 오라버니는 근처 저수지로 낚시를 가고,
나는 사돈네 정원 잔디에 다리펴고 앉아 잔디밭의 잡초도 뽑았다우.ㅎ
산촌의 밤은 환상입니다.
하늘엔 별, 별, 별...
삼만오천년 만에 길게 꼬리남기는 별똥별을 봤어요.
별똥별이 시원하게 주~욱 하얀금을 긋고있는 순간 기도 했어요.
먼 뎃 아랫마을에서 개짖는 소리가 온산을 흔들며 내게로 옵니다.
뒷산에 짐승이 지나가나 봅니다.
한밤중에 개가 짖는 건 산에 있는 짐승이 마을을 기웃거리기 때문이라네요.
법주사 팔상전
아침,
산촌의 아침처럼 싱그러운 풍경이 또 있을까요.
뒷산 소나무숲에서 솔향이 날아들고, 새벽을 흔드는 새소리는 이불을 박차고 뛰쳐나가게 만듭니다.
멀리 아랫마을에선 닭이 울어요. 개도 새도 닭도 모두 평화롭게 노래하는 산촌풍경이 야릇한 그리움을 불러옵니다.
뒷산으로 오릅니다. 뱀이 있으니 조심해서 다니라고 바깥사돈이 염려합니다.
생신 축하 파티가 끝나고 법주사에 갔다우.15년 전쯤 와보고는 이제서야 다시 찾았네요.
고즈넉한 산사에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부처님 미소를 닮아보려 하염없이 부처님을 바라보았지요.
절에 가서 하는 일 중 부처님 표정닮기는 빼놓을 수 없는 기도랍니다.
해저물녘에 속리집을 떠났습니다. 모두 서울로~서울로~. 사돈들도 우리도 모두 다시 속세의 소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집에 와서 사돈마님이 챙겨주신 보따리를 끌러보니, 오이소박이,쑥, 배추겉절이가 살짜기 웃습니다요~
냉장고에 넣으며 '내엄마가 해주지 못하니 이젠 사돈마님까지 날 챙기네~'하면서
김치랑 함께 나도 살짜기 웃었습니다.
.
.
아파트에서의 밤이 깊습니다.
잠들기 전, 산촌에서 듣던 소리들을 떠올립니다.
먼 데서 들려오는 개짖는 소리와 닭이 우는 소리는 그리움을 일깨우는 것들입니다.
아파트 숲에서 그 소리들을 그리워하는 것은 더욱 큰 그리움입니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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