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퐁피두센터 광장에서

eunbee~ 2012. 4. 2. 00:28

파리에서 내가 재미있어하는 광장이 바로 이곳  퐁피두센터 앞 광장이에요.

마레지구에는 볼 곳도 볼 것도 재미있는 일들도 많지만 그중에 특히 퐁피두광장이나

그 부근이 늘 복작대며 즐거운 이벤트도 많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장소랍니다.

 

 

레알.마레지구에서 긴긴 골목들에 즐비한 여러가지 상점들의 쇼윈도우에 코를 박고

구경을 하다가 지칠즈음에 퐁피두센터 앞 광장에서 눈도 마음도 쉬면 좋아요.

환기구,상하수도의 배수관, 전기배관 등...건물 지하층에 묻히거나 감추어질만한

파이프들이 모두 밖으로 튀어나와 건물의 외관을 이루고 있는 이 건물은 독특하지요.

 

레알지구의 농수산물센터였던 자리에 새로운 문화건물을 지으려는 프로젝트로 1971년에 설계공모전을 열어

이태리의 Renzo Piano와 영국의 Richard Rogers의 공동작품이 선정되어 1977년에 완공된 건물입니다.

외벽의 유리는 투명성을, 초록파이프는 상하수관, 노랑파이프는 전기배관, 파랑색파이프는 실내공기 환기를 위한 배관,

적색파이프는 엘리베이터등 이동시설입니다. 얼기설기..마치 공사중의 보조빔같은 느낌을 주지요.ㅎㅎ

 

건물내에는 도서관, 산업창조센터, 음악 영상자료실, 영화관, 카페 등이있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에는 1905년 이후부터 오늘날까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현대미술을 보려면 하루를 투자해서 

이곳을 섭렵하는 것이 좋습니다. 4층에는 1960년 이후의 현대미술 작품, 5층은 1905~1960년까지의 작품을 전시해 두었습니다.

나는 오래전에 두번쯤 둘러 보았는데, 특별전도 열리며, 상설전시장에는 1400점 이상의 다양한 작품들을 소장해 두어 꼭 볼만한 곳입니다.

내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니키드 생팔작품의 남루한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백남준의 작품이 기억될 뿐이네요.ㅠ

 

 

퐁피두센터 주위에는 늘 사람이 많아요. 연인들도 그들의 사랑의 추억을 새겨넣고 있어요.ㅋ

 

 

퐁피두센터 6층에서 내려다보면 스트라빈스키 분수Fontaine Stravinski가 동심을 자극하지요.

 

니키 드 생팔(Nicky de St-Phalle)과 쟝 팅겔리(Jean Tinguely) 부부가 1983년에 이분수에

키네틱 아트Kinetic art를 구현해 두었습니다. 키네틱 아트란 움직임을 중시하거나 그것을 주 요소로 하는 예술작품을

일컫는다고 해요. 뱅뱅돌고,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움직이고, 물을 뿜어내는 갖가지의 Kinetic art 조형물들이

원색의 밝은 색깔로 움직이고 있으니 분위기가 매우 명랑하고 재미있어요.

 

키네틱 예술가 쟝 팅겔리의 아내인 프랑스 누보레알리즘 조각가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Phalle)은 18세 때 모델로 일하다가 20대에 신경쇠약을 달래기 위해 그림을 시작해서, 1961년 ‘슈팅 페인팅(shooting painting)’으로 누보레알리즘 작가라는 이름을 얻었다고합니다.

 

그녀는 우리나라에서도 전시회를 열었지요.

그 때 본 그녀의 일부 작품들은 조금은 충격적이기도 했고, 약간 조악스러워보이는 작은 조각품들은

시시해 보이기도 했으나(실례 ㅋㅋ) 그녀의 어린시절의 우울하고 충격적인 생활 앞에서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매우 아름답게 생긴 여인이던데.... 친부로 인해 일생을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살아야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노천카페에서 맥주 한 잔 앞에 놓고 즐거운 분수를 보며

봄날 햇살 고운 오후를 보낸다는 일은 정말 멋지겠죠? ^*^

 

 

 

 

 

 

 

환풍구 조차도 건축물 외관을 이루는 일부의 역할을 하는 이곳은, 이 건물을 지을 때의 말많던 파리지엥들 마음을

누그러트렸을까요? 1970년대의 이 파격적인 건물이 아직도 파리지엥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렇거나말거나 온 세상사람들은 환호하며 이곳으로 몰려 들었다지요.

예상외로 많은 방문에 건물이 낡아져서 2000년에는 대대적인 보수를 마쳤답니다.

 

 

우리도 두번 쯤 이곳을 방문하고, 6층에 있는 레스토랑겸 카페에서 식사를 했고...차를 마셨더랍니다.

한번은 아들내외가 유학할 때 대가족이 모두 함께 갔던 기억이 나고, 한 번은 큰딸이랑 가서 현대미술작품을 감상하고

6층에 올라가 장미차를 마신 기억이 나네요. 뜨거운 찻잔 물위로 자그마한 말린 장미꽃송이가 천천히 피어나는 것을 보고,

감탄하며 마시던 큰애의 환한 미소를 추억합니다.

 

 

 

광장 바닥을 캔버스로 사용하는 예술가의 자유로운 영혼의 빛깔을 사랑합니다.

어느날 쯤인가엔 이 여인의 자취가 흔적없이 사라질 것을 생각하면, 이 예술가의 영혼은 더욱 자유롭게 여겨집니다.

설혹 그 행위가 저 플라스틱 그릇에 돈을 던지도록 유도하는 목적에서일지라도 말입니다.

 

 

각종 행사나 퍼포먼스가 벌어지는 이곳 광장이 오늘은 한산합니다.

 

 

 

 

 

 

 

 

광장은 비워두고 그 옆 공간에서 아프리카 봉고와 드럼 소리가 귀를 어지럽힙니다.

 

떠들썩하게 흥겹던 연주가 끝나고 사람들은 흩어지고...다시...고요로움에 섞인 웅성임...

그리고...다시... 봄 날 퐁피두센터를 둘러싼 공기는 다른 performance에 대한 기대감으로 팽창하고 있는 중입니다.

 

 

 

'파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Parc de Sceaux의 봄  (0) 2012.04.04
은비엄마는 수업중...  (0) 2012.04.02
메마른 파리  (0) 2012.03.28
은비 까비 그리고...사랑은..  (0) 2012.03.26
우연한 일  (0) 2012.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