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se.Theatre

오랑주리 미술관에서의 명상을 위해

eunbee~ 2012. 2. 18. 19:00

오랑주리 미술관Musse de l`Orangerie은 루브르궁의 뛸르리 정원 끝 남쪽

센느강을 따라 있습니다. 인상주의 회화는 뮤제오르세에 버금가는 소장품을 자랑하지요.

 

나는 모네의 수련연작 앞에 앉아 회색빛 겨울을 씻어내기도 하고

행복한 지베르니를 추억하기도 할 겸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하루의 시간을 채우기로 했습니다.

 

갈 때마다 감격에 겨워 그림 속에서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연못으로 빠져드는 내가

오랑주리 미술관의 모네의 수련을 이곳에 옮겨 올 수 없음이 매우 유감스런 일이나

이렇게라도 오랑주리 미술관을 함께 걷기로 해요.

 

그리고 파리에 오면 누구라도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에 잠겨

꿈 길을 더듬게 되기를 강추합니다.

 

 

루브르를 지나 뛸르리 정원을 산책하며 콩코흐드 광장을 향해 오면 오랑주리를 만납니다.

 

파리의 정원이나 공원 대부분에는 `오랑주리Orangerie`라는 장소가 있지요.

옛날에는 오렌지나무를 가꾸던 곳이라서 생겨난 말이라고 하지만 정원이나 공원의 한 귀퉁이에

별도의 건물을 마련하여 오랑주리라는 이름으로 지금은 거의가 미술관으로 쓰여집니다.

그러니 파리에는 여기저기 오랑주리가 많답니다.ㅎ

 

 

눈에 익는 조각작품이죠? 로뎅미술관에서 만난....

아담과 이브(쫓겨난 여인, 웅크린 여인이라고도 하더군요), 지옥의 문에서 튀어나온 조각상들이 여기에도 있네요.

 

 

 

 

콩코흐드 광장의 오벨리스크도..대관람차도 보여요.

 

 

오랑주리 미술관은 자연채광으로 조명을 대신하는 시원한 미술관이지요.

사진에서의 바닥부분 유리지붕아래가 폴 기욤과 장 발테르의 개인 소장품 등 세잔느,르누아르,드랭,마티스,피카소 등의

그림이 전시되어있는 아래층 전시실입니다. 자연채광이라서 인상주의 화가 그림들을 제대로 볼 수 있어요.

 

 

미술관 입구 계단에 서면 센느강 쪽이...

 

 

가방 검사를 당하고^^ 티켓팅을 위해 줄을 섭니다. 그룹 줄과 개인 줄이 따로 있으니 해당 줄에 서서...

 

 

모네의 수련관으로 먼저 들어섰어요. 나의 이곳 미술관의 관람 순서예요.

 

 

전에는 더러 사진을 찍어도 괜찮더니, 이젠 사진찍는 것 강력하게 말려요.ㅋㅋ

타원형의 벽 사방에 넉 점의 대형 수련이 연작으로..., 이 파노라믹 벽화 앞에 앉아있으면 꿈 속으로 초대되지요.

두번 째 살롱의 작품 앞에 더 오래 앉아있게 되더라구요. 나는 그곳 작품이 더 좋아요.

 

모네Claude Monet(1840-1926)는 1918년 11월 제1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으로

필생의 작업으로 계속 그려온 수련 그림 두 점을 국가에 기증하기로 합니다.

이에 당시 총리대신 클레망소는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아뜰리에를 방문하여 규모가 큰 장식화를 의뢰합니다.

78세의 고령인 모네는 백내장을 앓고 있으면서도 8점의 수련Les Nympheas을 완성하여 국가에 기증합니다.

1920년부터 그의 수련연작은 이곳 뛸르리의 오랑주리에 있게되지요.

모네가 죽은 다음 해 1927년 이작품은 모네의 희망대로 오랑주리에서 일반에게 공개됩니다.

 

모네는 1909년부터 명상을 위한 수련연작을 창작하기로 계획을 세웁니다.

사람들이 자기가 그린 수련을 보며 명상에 잠기고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찾게 하려는 계획이지요.

마침내 1차세계대전이 끝나고 파리지엥들을 위해 그림을 완성하여 국가에 기증하게 되고

그 후 국가는 오랑주리미술관을 3000만 유로를 들여 보수하여, 2006년 부터 지금의 모습으로 개관합니다.

 

기념품 판매점 앞의 건축물 모형을 보면 전에는 없던 타원형의 건물이 새로 마련된 것을 알 수 있지요.

모네의 Nympheas를 위해서 특별히 마련된 대형 전시실입니다.

 

 

모네의 수련연작이 있는 살롱 입구에서 찍은 바깥 풍경

 

 

단체 관람객이 많아요. 어린 학생들도 선생님 따라 졸졸...

 

 

흰벽면에 와 닿는 자연광선들이 부드럽고 밝아서 전시실 분위기가 쾌적하고 산뜻합니다.

모네의 수련관은 타원형의 지붕, 타원형의 벽, 타원형의 바닥과 의자....ㅋ

천정은 헝겊이 주는 텍스춰를 느끼게하던데, 실제로 천 같았어요. 얇은 망사같은 헝겊의 천정 위에는 또하나의 공간이 있고

그 공간 위로 유리와 철재로 된 천정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천을 통해 한 번 걸러져서 들어오지요.

아마도 그림을 보호하기 위한 UV차단을 위한 특별장치가 아닐까 생각해 봤어욤~ㅎ

 

 

예전엔 지붕이 불투명한 재료로 되어있었으나 현재는 이렇게 자연광이 통과하는 재료로 천정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타원형 모형은 모네의 수련이 벽화로 장식된  두 곳의 살롱이에요.

 

모네의 수련연작이 있는 방에서 그림 속을 마음으로 유영하며 명상에 잠겨있는 시간은 참으로 평온합니다.

모네의 그러한 의도를 알기 전부터 느껴오던 평화로운 공간이 좋아, 나는 가끔 이곳에 앉아 버드나무가 늘어진 연못에 빠져들었었죠.

오랑주리는 파리지엥 뿐만아니라 나그네를 위해서도 평온함의 시간을 마련해 두었답니다.

 

파리산책에 지친 나그네라면 언제고 찾아들어 푸른 연못을 마주하고 앉아 마음을 내려놓아 보세요.

다시 한 번 더 강추!!합니다.

 

 

수련관 입구에서 계단으로 내려와 올려다 본 천정

 

 

장 발테르(실업가)와 폴 기욤(畵商)의 개인 소장품 114점이 전시된 아래층으로 갑니다.

 

이 전시실에는 세잔느, 르누아르, 모딜리아니, 루소, 마티즈, 피카소, 드랭, 우트릴로, 수틴느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있지요,

피카소의 그림은 1903년부터 1925년 경까지의 작품으로 그의 본격적인 입체파 그림 전의 작품들이있어요.

그의 청색시대, 분홍시대, 큐비즘시대...시대별 작품이 하나 씩 전시되어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에요.

이 전시실을 돌아보는 기분은 행복함과 기쁨 그리고 만족함으로 충만해져요.

 

그래서 오랑주리 미술관은 부담없으면서 평온해지고 행복해지는 곳이니 루브르처럼 정신 사납지도 않고

온 종일 7시간씩 헤매고서도 다른날 또 다시 다른 관을 가야하는 절대노동의 필요성도 없고...ㅋㅋ. 정말 좋아요.^*^

 

(작은딸이 늘 말하지요. 미술관은 평생을 틈틈이 드나들며 감상하는 거야. 엄마처럼 하루에 7시간씩

곰탱이 폭풍감상이 아니란 말야~ 평생을 두고두고 드나드셔~~ 하핫.  잔소리 듣습니다.)

 

 

이제 밖으로 나왔어요. 인생사의 일상이 펼쳐지는 바깥세상도 볼만 합니다그려~ㅎ

 

 

오랑주리 미술관 앞에서 내려다 보는 콩코흐드 광장은 햇살 고운날 보면 그저그만인데....

에잉~ 이렇게 회색빛 하늘인 날은 우울에 씌워....  다시 모네의 수련앞으로 가고 싶게 하네요.ㅋ

 

 

 

센느강변 오랑주리 옆을 지나치게 되면

모네의 버드나무 늘어진 연못가에 앉아 짙푸른 연못 속 세상에 잠겼다 가세요.

꼭이요~~*^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