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BA 2012

우린 이렇게 먹고 놀았어욤~^*^

eunbee~ 2012. 1. 30. 17:51

 

 

우리가 묵은 호텔은 아바나의 Miramar지역(각국 대사관과 저택들이 많은 지역)에 있는 소박한 건물입니다.

첫 날 자려고 누웠더니 솨~밀려오는 파도의 아우성이 들려와요,

처음엔 무슨소린가 했는데 따님이 파도소리야~라고 하기에 벌떡 일어나서 창문을 열었지요.

우리가 아바나 호텔에 도착한 시각이 밤중이었거든요.

와우~~ 거센 파도가 바람을 타고 우렁차게 밀려와서 수십미터의 물보라를 일으키며 부서집니다.

호텔에서 시설해둔 바다에 면한 수영장의(레스토랑에서 보이는 수영장과 둑아래로 내려가 바다에 면한 풀이 따로 있어요)

 벽에 부딪히며 부서지는 흰포말들은 성난 짐승 같습니다.

 

이튿날 하루종일 대서양의 거센 바람은 파도를 쉴새없이 밀고 들어왔습니다.

아침부터 그 파도를 찍느라 아침식사도 대충했지요. 그런데 그 거대한 물보라의 사진을 지워야 했어요.

나중에 메모리칩이 만땅이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것은 지웠거든요.ㅠㅠ

 

 

이 호텔에서 이틀밤을 묵고

지방을 돌다가 사흘 후 다시 아바나의 호텔에 오니 날씨는 한결 쾌청해 지고

구름 걷힌 하늘과 바다는 성을 내지 않았지요. 호텔레스토랑에 앉으면 이런 풍경이 눈에 가득 담겨와요.

덕분에 매우 행복한 식사를 즐길 수 있지요. 아침 식사 시간에 찍은 아바나의 바다와 하늘입니다.

 

 

오후에는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고, 바닷가로 내려가서 탠닝도 해요.

 

 

이 사진부터는 트리니다드입니다. 트리니다드는 아바나에서 360여km 떨어져있고

쿠바의 내륙을 가로질러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쿠바지도의 한가운데(악어의 배부분) 남쪽 항구입니다.

 

하루 종일 여행지를 돌다가 오면

객실 정리를 하는 여인은 이렇게 애교섞인 서비스로 우릴 유쾌하게 해줘요.

두고간 모자와 실내복으로 이야기가 깃든 수건접기를해서 우릴 감동시킨답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의 장미를 주려고 망설이며 한껏 수줍어 하고 있지요?

우린 이 걸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ㅎㅎㅎ

 

 

어느날엔 명함크기의 명함용 용지에 '저는 손님의 방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시녀랍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당신의 호의에 감사합니다.'라고 새겨진 글 아래 직접 자기 사인을 한 메모지가 꽂혀있기도 해요.

이러니 아침마다 베개아래 남겨두는 팁이 아깝지 않아요.

오히려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요.ㅎㅎ

 

 

거리를 걷고, 유적지를 보고, 문화유산을 감상하며 여행자로서의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던 우리는

때때로 이렇게 망중한을 즐깁니다. 이날은 호텔에서 오후 내내 카리브해의 밝은 태양을 한껏 맞으며

수영도 하고 바다에도 다녀오고... 먼 바다를 바라보며 그리운 사람들도 그리워하며

한가롬게 보냈답니다.

자기의 어여쁜 엉덩이를 보면 세상 남정네들이 몰려 온다고 이사진은 올리지 말라했는데

내가 약간 가려주고...이렇게...호홋

 

 

햇볕에 몸을 맡기고 앉아있던 따님은 엄마의 수영하는 모습도 찍고...ㅋ

 

 

햇볕 속에 잠이 든 따님 옆에서 엄마는 책을 읽다가 요렇게 내발 찍기 장난도 하고....

 

 

아침식사는 호텔에서 항상 하고...

대부분 나는 파파야와 과일들을 두어 접시쯤 가볍게^^ 먹어요.

과일이라고 해봤자 여러종류의 오렌지, 고야브(아래 사진 속 왼쪽), 멜론, 바나나 그리고 파파야 정도예요.

걸죽한 요거트와 빵 한 조각에 달걀 후라이 그리고 커피와 아이스크림.

닭고기나 양고기 더러는 쇠고기와 돼지족발 같은 육류도 나오는데 나는 아침부터 고기를 먹는다는 것이

부담스러우니 저녁으로 미루지요.

아마도 평생동안 먹을 파파야를 쿠바에서 몽땅 먹었을 것 같이 파파야가 내 주식이었다우.ㅋ

 

 

어느날 아침은 피망 양파 햄 치즈를 잘게 썰어두고,

달걀 두 개를 풀어서 팬에 펴서 익히다가 그위에 위 재료를 넣어 둘둘 말아서 즉석 오믈렛을 만들어 주는 것을

주문하기도 했고, 어느날 아침은 토마토와 당근을 익히고 토스트를 기름에 구워내어서 꿀을 얹고 치즈를 곁들여

걸죽한 요거트나 우유랑 함께 먹기도 했습니다.

식량이 귀한 나라에 와서 이렇게 먹을 수 있는 것도 복에 겨운 일입니다.

갖가지 음료며 디저트의 종류는 매우 풍성해요.

 

 

식사를 마치면 엄마고양이 애기고양이에게 고기를 가져다 줘요.

그래야 하루가 편해요.ㅎㅎ 새끼고양이에게 젖을 먹이는 엄마고양이가 걱정스러워서...

 

 

 

이날 오후엔 큰딸은 15분정도 걸어가면 만나는 아름다운 바다를 보러 가고

나는 호텔 `클럽아미고`에 남아서 서너 종류의 칵테일을 마시며 먼 바다를 보며 심심하고 외로운 새도 찍고

호텔 종업원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따님의 레이더망에서 벗어난 자유를 만끽했어욤. 하핫

 

 

 

비치의자에 누워 머리 바로 위에서 내정수리를 겨낭하며 떨어질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코코넛의 모습도 사진에 담으며, 저것에 맞으면 정말 초상아니면 중상일거야 라며 겁도 먹어 보다가..

(사진은 실제 거리임, 절대 당긴 것 아니얌!! 그래서 맞으면 아프겠쥬?)

 

 

새 한 마리가 전날부터 내 눈과 마음을 사로잡더니

이날은 나에게 詩心까지 선물하고 있어요. 흐흐~ 저 새를 보며 시나 한 수 지어 읊어 볼까나? 하고 갈등했죠.

 

 

이웃 바다로 나갔던 따님이 돌아와 새하얀 쿠바산 머드팩을 즐기고 있는

엄마를 찍습니다. 역시 따님이 오니 즐겁고 좋군! ㅋ

돌아온 따님 이야기가 우리팀 중 두 커플을 바닷가 모랫벌에서 만났는데

한 쌍은 산책하고 한 쌍은 수영하더라고...오잉? 우리도 거기서 또 수영할 걸..에휴~아깝다.

그 수영하던 커플은 연인커플이래~요. 나이든 연인들도 정말 다정하고 보기 좋더라구요.

이들은 싱글로 생활하며 자주 만나 데이트하고 더러는 이렇게 여행을 함께 한다네요.

 

 

따님이 오기전에 내가 칵테일바에 가서 주문해 마신 칵테일은

'쿠바 리브레', 콜라맛이 가미된 특별할 것이 없는 밍밍~ 싱검한 칵테일과

두번 째 잔은 삼색주~ '트리니다드 꼴로니알'. 그 빛깔이 정말 예뻤어요. 잔을 들고 비치의자로 오다가 쿠바아가씨를 만났죠

그래서 올라~ 반갑게 인사를 건내고, 세뇨리따~ 사진 찍어도 좋을까요?  부탁을 했죠.

입술두툼한 세뇨리따는 기분좋게 씨~하더니 내 삼색주를 얼른 받아 들고 포즈를 취하지 뭐예요.

워메~ 많이 해본 솜씨야. 세 번의 셧터를 누르고 그녀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팁을 건냈더니

캐나다에서 왔냐고 물어요. 파리에서 왔다했더니 이 계절에 캐나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온다고 해요.

 

 

삼색주를 홀짝거리며 이렁저렁~ 건드렁~ 놀다가 다시 칵테일바로 향했어요.

이번엔 푸르디 푸른 카리브해의 물빛을 닮은 '블루 스카이'~를!

그 것을 마시다가 부시럭대며 사진 찍느라 모래밭에 쏟았지 뭐예요.

그래서 다시 Bar로 go~go~

이곳 호텔은 먹고 마시는 것이 모두 공짜거든요. 하항~

내 계획은 30여가지나 되는 이곳 칵테일바의 칵테일을 몽땅 맛보는 거였다우.

그러나 주량의 한계로 열가지쯤 시도하다가 포기했어요.

매일 열가지를 마셔야 호텔을 떠나기 전에 서른가지 맛을 다 볼텐데...ㅠ

우린 트리니다드에서는 이틀밤을 자고 다시 아바나쪽의 다른 도시로 돌아와야 했거든요.

 

쿠바의 칵테일은 심심합니다. 맛이 없다고 큰따님은 투덜대던데, 술맛 모르는 나는 그냥 눈으로 맘으로

마시니 좋기만 하던걸요. 파리에서 마시던 모히또랑 쿠바에서 마시는 모히또 맛은 비교가 안된답니다.

 

 

나는 첫 잔을 주문할 때 팁을 바 위에 놓여진 컵에 꽂습니다.

그러면 이 아자씨~ 기분도 좋아지고 내 마음도 편해지고 석잔이든 다섯잔이든 불편함을 좀 덜 느끼며

들락거리고 마실 수 있지요. 호홍~  이들은 팁으로 기운돋우어 일할 거잖아요.

그리고 마지막 잔을 주문할 때는 고맙다는 인사와 팁을 기분좋게~ 예의 바르게~

그도 즐겁고 나도 행복해지도록.

 

 

 

 

 

트리니다드에서의 마지막 날 3일째 아침에 나갔더니 사람들은 모두 늦잠에 빠졌는지 조용~~

간밤에 그리도 오래도록 춤추고 술마시고 놀더라니...ㅋㅋ

 

 

스낵바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네요. 전 날엔 이곳에서 수영하며 모여드는 참새들과 전쟁을 벌였는데...

이남자는 수없이 윙크하고 수없이 웃고 만날 때마다 올라~를 유쾌하게 보냅니다.

대부분의 호텔 종업원들이 그래요.ㅎ

 

 

아침엔 트리니다드 시내를 관광하고

오후엔 각자 자유시간이 주어지니, 해수욕을 수영을 머드팩을 칵테일을....

'제맘대로 시간'이 매우 행복합니다.

 

밤이 오면 클럽아미고에서 연주하는 음악에 맞추어 춤들을 춥니다.

멀리서 온 나그네들도 어쩜 그리 춤을 잘 추는지...

록&롤과 살사를 비롯한 여러가지 춤을 추는 나그네들이 무척 많아요.

춤!! 그것을 배워얄 것 같아욤~^*^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다 보면 밤이 깊어요.

맑은 카리브해의 밤하늘은 온세상 별들을 몽땅 1등성으로 만들어 줍니다.

별이 바람에 스치워서 한들거리고 깜빡거리고 떨리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수평선 가까이 있던 별이 어느새 저만치 야자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별들도 쉬지않고 걷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지요.

 

터키의 어느 마을에서 보며 감탄하던 그 별빛보다, 남스페인 지중해의 모랫벌에 누워보던 별빛보다

몇배는 더 맑고 찬란하고 커다란 별들이 하늘 가득 떠있는 쿠바 트리니다드의 밤하늘은

내 생애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빛을 보여 주었습니다.

페루 나스카에서 정전이된 어둔 밤에 올려다 본 밤하늘의 별보다 더욱 빛났습니다.

날씨와 위도와 계절이 빚어낸 귀한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3층으로 올라가 널직한 발코니에서 의자에 반쯤 누워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별들을

오래도록 올려다 보며 감탄을 하다가 밤바다바람의 한기때문에 방으로 들어왔어요.

 

동영상으로 담아온 것을 올리려했더니 용량초과라네요. 편집해서 다음에 올려 보겠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호텔 레스토랑엘 간 날

기타를 든 노래하는 음유시인은 우리테이블로 오더니

무슨 노랠 불러 드릴까요?

저~ 파블로 밀라네스의 '욜란다'를 부탁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불러드릴게요.

 

와우~

그의 노래가 시작되고... 나는 손을 가슴에 가져가 떨려오는 마음을 지긋이 눌렀습니다.

가슴은 가늘게 떨리고 콧잔등이 찡해지더니 눈가가 따스해져 옵니다.

쿠바에서, 욜란다를, 그 노랠.. 나만을 위해 불러주는 사람을 만나다니...

큰따님까지도 나이프와 포크를 테이블에 가만히...놓고...

 

유~우~

한숨까지 나옵니다. 조그만 소리로 함께 부르기도 했습니다.

노래는 끝나고...좋아하는 노래를 듣게된 나는 감격에 겨워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다우.

큰딸이 그에게 사례를 합니다.행복해 하는 엄마가 보기 좋았던지 넘치는 사례금입니다요.ㅋ

그는 넘치는 사례에 다시 한 곡으로 보답을 합니다.

우린 그렇게 아름답고 추억에 남을 저녁식탁에서의

나만을 위한 연주도 만났답니다.

 

큰따님은 저 남자 노래 참 잘 부르네 라며 욜란다 시디를 파리에 돌아와서

사야겠다고 했습니다. 포스팅을 하며 생각해보니 그 CD를 엄마가 따님에게 선물해야 겠습니다.

 

이렇게 우린 발에 쥐가 나도록 걷기도 하지만

한껏 여유를 부리며 망중한도 즐기고

운좋게 사랑하는 노래를 불러주는 남자도 만나며

즐거운 여행의 날들을 보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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